
정부가 기후위기와 복합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난안전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고, 관련 50개 사업에 2030년까지 9400억원을 투자한다.
행정안전부는 기존의 대응 중심 재난관리 체계를 AI 활용 사전 대비 체계로 바꾸는 '범정부 재난안전 AX(인공지능 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올해 초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종합계획에 따라 재난안전 데이터를 AI가 읽고 판단할 수 있도록 통합·융합에 나선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생성형 AI가 데이터를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 AI 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매일 생산되는 '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서'와 '상황전파 메시지' 등 방대한 비정형 문서를 AI 전용 정형 데이터로 변환하고, 위성 데이터와 재난취약지역(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산사태취약지역 등) 자료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재난 데이터도 사건 단위로 묶는다. 예를 들어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침수 범위·피해(행안부), 기상 상황(기상청), 하천 수위(기후부), 119 신고 정보(소방청) 등을 AI가 한꺼번에 분석해 스스로 위험 상황을 판단하게 된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 수요 조사와 제공 절차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AI가 이용하기 쉬운 정보시스템 환경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보 검색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공공 누리집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거나 정보 표출 구조가 복잡한 기존 누리집에서는 AI가 잘못된 정보를 수집할 우려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 공공 누리집을 새로 만들거나 개편할 때 'AI 친화적 웹 환경'을 조성하도록 관계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실증 사업도 본격 착수한다. 종합계획의 핵심 실행 과제인 'AI 기반 집중호우·태풍 대응 서비스 구축 사업'으로, 올해 공모를 통해 부산광역시·경북 영천시·강원 인제군 3개 지방정부를 선정했다. 이들 지역에서 태풍·호우 상황에서 AI가 실시간 기상, 위험 요소(지하공간·저지대 등), 과거 피해 사례를 스스로 분석해 최적의 대피 및 차단 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시범 구축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일 사업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지방정부와 협력해 내년 초까지 AI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재난안전 관련 AI 사업에는 2030년까지 94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12개 부처가 참여해 약 50개 사업에 2785억원을 투입했다. 국토부가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315억원), 디지털도로 AI 신기술 지원사업(285억원) 등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 기후부도 기후변화 적응 수재해 관리 기술개발(299억원), AI 홍수예보 시설 구축(215억원) 등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추진하는 비전 AI 기반 산업현장 위험 실시간 감지 및 안전관리 사업에도 370억원이 배정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간 축적한 재난관리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신속히 변환하고 융합해 현장 공무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똑똑한 재난안전 AX를 함께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