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세금 정보는 넘치는데, 왜 나는 내 세금을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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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혁 널리소프트 대표

세금 신고 정보가 이렇게 많던 때는 없다. 포털에서 '종합소득세'를 검색하면 수만건의 글이 쏟아진다. 국세청은 신고 안내 영상을 만들고, 지자체와 소상공인 단체는 매년 세금 교육을 한다. 세무사들도 유튜브에서 신고 방법을 설명한다.

그런데 개인사업자에게 “내 세금이 왜 이만큼 나왔는지 아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모른다고 답한다. 신고는 했고, 세금도 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한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문제는 정보의 성격이다. 세금 정보는 대부분 '일반적'이다. 단순경비율, 성실신고, 노란우산공제 등 일반적인 기준과 제도를 설명한다. 하지만 정작 내 세금이 왜 그렇게 계산됐는지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

세금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업종이라도 매출 구조와 인건비, 지난해 신고 방식이 다르다. 한 사람의 세금은 거래 내역, 신고 이력, 여러 선택의 결과가 합쳐진 숫자다. 그래서 세금 정보를 아무리 봐도 정작 내 세금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는 알기 어렵다.

지금까지 그 역할은 교육과 세무사가 해왔다. 교육은 세금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신의 자료를 놓고 세금이 왜 그렇게 계산됐는지 설명받는 것이 아니다. 개인사업자는 강의가 끝나면 다시 혼자 세금을 마주해야 한다.

세무사는 개인사업자의 자료를 실제로 본다. 그래서 개인별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고 대행은 정확한 신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거래와 선택의 결과를 한 명 한 명에게 설명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자료를 가진 사람은 설명할 시간이 부족하고, 설명할 시간이 있는 곳에는 자료가 없다. 이 틈에서 설명의 공백이 생긴다.

그렇다면 이 공백을 누가 채울 수 있을까. 기술을 활용한 민간 서비스다. 일반적인 세금 정보만으로는 개인별 설명을 제공하기 어렵고, 사람의 노동만으로 수많은 개인에게 제공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기술은 이 두 벽을 동시에 넘는다. 개인의 자료를 그 사람에게 맞게 분석하고, 수많은 개인에게 동시에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설명 한 건에 드는 비용도 크게 낮아진다.

세금 계산의 자동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 이제 기술이 채워야 할 것은 계산 다음 단계, 즉 '이해'다. 개인의 자료를 읽고, 세금이 어떤 항목에서 어떻게 계산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사업자 머릿 속에 세 문장이 차례로 생긴다. “아, 그래서 이만큼이구나.” 지난 세금을 이해한 것이다. “이걸 선택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선택과 결과가 연결된 것이다. “그럼 다음엔 이렇게 해야겠네.” 어떤 선택을 할지 스스로 정하게 된 것이다. 이해하지 못한 숫자는 그저 내야 할 돈이지만, 이해한 숫자는 다음 선택을 바꾸는 정보가 된다.

개인사업자만의 이익이 아니다. 납세자가 세금을 받아들이는 데는 액수뿐 아니라 이해도 중요하다. 자기 세금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이해한다면, 세금 제도 역시 나와 동떨어진 규칙이 아닌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OECD '조세행정 2025' 보고서도 납세자가 세금 의무를 쉽게 이해하고 신고·납부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가 자발적인 납세를 지원하고, 제도 신뢰를 함께 높인다고 설명한다. 결국 개인사업자가 자기 세금을 이해하게 만드는 일은 세금 제도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일과도 연결된다.

세금 정보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정보가 늘어난다고 설명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개인사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세금 정보가 아니다. 자기 세금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세금 신고의 다음 혁신은 계산이 아니라 설명이다.

천진혁 널리소프트 대표 jinhyuck@nul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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