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다 6000만원 빚더미”…부업 미끼에 카드·대출까지 쓴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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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처럼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물건을 카드로 구매하게 만드는 새로운 보이스피싱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상품권처럼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물건을 카드로 구매하게 만드는 새로운 보이스피싱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관련 거래를 가려내기 위한 이상거래 감시체계도 손질할 계획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사기범이 피해자에게 직접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금융사기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70대 여성 A씨는 금융회사 관계자를 가장한 사기범으로부터 “부정하게 발생한 카드 매출을 없애려면 다시 결제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323만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실제 돈이 전달된 곳은 사기범이 알려준 보증보험회사가 아니라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가맹점이었다.

금감원은 인터넷 등을 통해 발생한 카드 매출을 정정하기 위해 소비자가 별도로 다시 결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직접 승인하지 않은 부정 매출 역시 개인의 신용도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면서 기존 결제 내역을 바로잡거나 신용상 불이익을 없애주겠다며 통상적이지 않은 결제 방법을 요구한다면 즉시 통화를 종료해야 한다. 이후 해당 카드사 공식 고객센터로 직접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20대 여성 B씨는 상품을 대신 주문해 결제하는 온라인 부업에 참여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처음에는 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확인한 뒤 신용카드 사용과 대출까지 동원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피해액이 6300만원으로 불어났다.

금감원은 적법한 고용관계에서 근로자 개인 명의의 카드로 물품 대금을 결제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액의 수익금이나 정산금을 먼저 지급해 안심시킨 뒤 '대량 주문', '팀별 과제', '회원 등급 변경' 등을 내세워 점점 더 큰 금액을 지출하게 만드는 방식은 대표적인 사기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가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직접 승인한 거래는 정상적인 카드 결제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에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카드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 랜덤채팅 등 온라인에서 알게 된 상대방이 카드 결제를 부탁하는 경우에도 경계해야 한다.

금감원은 사기범들이 피해자의 회원권이나 가입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접근하는 사례도 확인된 만큼 개인정보가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피싱이 의심되는 카드 거래를 자동으로 포착하는 시스템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카드사의 이상거래 탐지체계는 해킹 등 제3자가 카드 정보를 탈취해 발생시키는 부정 사용을 찾아내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피해자가 직접 카드 승인을 하는 유형까지 포착할 수 있도록 탐지 기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령층을 위한 별도의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70대 이상 이용자가 상품권 등 현금화가 쉬운 품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추가 상담을 진행하고 충분히 판단할 시간을 주는 방식이다. 이후 실제 거래 의사가 있는지 확인한 뒤 최종 승인을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카드깡 등 불법 가맹점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물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금융회사의 민원 점검도 강화한다.

아울러 불법 가맹점이 카드 결제 시스템을 악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가맹점 심사·등록부터 분쟁 관련 민원 처리까지 금융회사의 관리 수준을 높이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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