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데이터센터 확대 기대감에 주가 급등
차익실현·시장경보조치 이후 급락 분석
코스피 상장사 혜인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때아닌 '용혜인 테마주'로 묶였다. 두 이름에 '혜인'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 사업이나 지분 관계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혜인 주가는 지난달 31일 2.29% 하락한 데 이어 이달 1일 13.08%, 2일 11.61% 각각 떨어졌다. 사흘간 하락률은 24.9%에 달한다.
하락 시점이 용 후보자 지명 직후와 겹치면서 온라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용혜인 테마주'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임명 강행 시 상한가”, “용혜인의 저주” 등 두 사람의 이름을 주가와 연결하는 게시글도 잇따랐다.
그러나 혜인은 1960년 '혜인상사'로 출발한 기업이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태어나기 약 30년 전부터 '혜인'이라는 사명을 사용해온 셈이다. 양측 사이에 사업이나 지분 등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급락의 배경은 정치권 이슈보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수급 부담에 가깝다. 7월 말 4000원대 초반이던 혜인 주가는 8월 들어 급등하며 지난달 28일까지 약 19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비상발전기 수요 증가 기대였다. 혜인은 글로벌 건설·광산장비 업체 캐터필라의 국내 공식 딜러로 엔진과 발전기 사업을 영위한다. 삼성전자와 SK, 네이버, 카카오 등의 데이터센터에 캐터필라 비상발전기를 공급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AI 인프라 수혜주로 부각됐다.
실적도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했고, 발전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62.3% 늘었다.
다만 주가 상승 속도가 실적 개선을 크게 앞질렀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혜인은 지난달 단기과열종목과 투자경고종목으로 잇따라 지정됐으며, 이달 1일에는 투자경고종목 재지정 예고까지 받았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으로 위탁증거금 100%와 신용융자 매수 제한 등이 적용되면서 수급에도 부담이 커졌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제 수주와 실적 증가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결국 혜인의 최근 급락을 용 후보자의 장관 지명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이름이 같다는 우연이 '테마주'로 소비됐을 뿐, 실제 주가를 움직인 핵심 요인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시장경보조치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풀이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