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수원KT위즈파크. 경기 시작을 앞두고 외야 전광판에 'AI 실시간 번역 중'이라는 문구가 떴다.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라인업을 소개하자 영어 자막이 곧바로 표시됐다. 경기 중에는 관람객이 만든 '최원준 보러옴' 등의 응원 문구도 전광판을 채웠다. 원하는 문구만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약 1분 만에 디자인을 만들어주는 'AI 치어풀'이다.
KT가 수원KT위즈파크를 'AI 스타디움'으로 운영하는 현장을 지난 3일 다녀왔다.
입장부터 안내, 경기 관람, 응원까지 야구장을 이용하는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스포츠 경기장을 KT AI 기술을 실제 이용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실증 공간으로 활용한다.
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AI가 개입한다. 시즌권 이용객 가운데 사전에 얼굴 사진을 등록한 관람객은 모바일 티켓이나 QR코드 없이 안면인식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KT와 토스의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현재 시즌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이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관중석에서는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가 눈에 띈다. 아나운서와 응원단장 등이 마이크로 말한 내용을 AI가 영어로 번역해 전광판에 자막으로 띄운다. 평택 미군기지 등 외국인 관람객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했다. KT에 따르면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 운영 이후 외국인 관람객은 지난해에 비해 약 57% 증가했다.

경기장의 '목소리'에도 AI가 들어갔다. KT는 자체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2015년부터 KT위즈 장내 방송을 맡은 박수미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AI로 구현했다. 박 아나운서가 지난 7월 출산으로 자리를 비우자 선수 소개와 국민의례, 경기 안내 등에 AI 보이스를 투입했다.
기존 TTS가 입력된 문장을 정해진 톤으로 읽는 데 집중했다면 KT '프롬프트 TTS(Prompt TTS)'는 자연어 지시를 통해 감정과 말투, 속도, 강세까지 조절한다. 오프닝은 힘 있게, 선수 소개에서는 이름을 길게 끌고, 안내 방송에서는 차분하게 말하는 식이다. 박 아나운서는 “SNS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녹음한 목소리라고 생각했다”며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니 더 비슷했다”고 말했다.
응원석에서도 AI가 자연스럽게 섞였다. 대표 서비스는 AI 치어풀과 AI 팬캠이다. 치어풀은 선수 이름이나 응원 문구를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글자 형태와 이미지를 조합해 디자인을 만들고, 팬캠은 관람객 움직임을 인식해 하트나 천사 날개 등 그래픽 효과를 전광판에 입혀준다.
KT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확인한 이용 반응을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라며 “프롬프트 TTS는 향후 100번 고객센터와 AICC, 프로모션, 미디어 콘텐츠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