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500만건의 국가 보건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국민에게 맞춤형 건강정보로 돌려주는 공공 AX 실증에 나섰다. 공공기관이 통계 생산을 넘어 축적한 데이터를 개인의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국민 체감형 AI 행정서비스로 전환한 사례다.
질병관리청은 2026 지역사회건강조사 참여자 가운데 수신에 동의한 약 10만명 대상으로 '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리포트'를 시범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당초 목표한 1500명보다 신청자가 크게 늘면서 희망자 전원에게 리포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리포트는 지난달 31일부터 5주에 걸쳐 카카오 알림톡이나 문자메시지로 순차 발송한다.

리포트에는 지난 20년간 축적된 500만건 이상의 국가건강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질병청은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제한 뒤 내부에 구축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이용해 분석했다.
AI는 조사 참여자의 신체 지표와 생활습관을 토대로 고혈압과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위험도를 예측한다. 거주지와 성별·연령이 유사한 또래 집단과 비교해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어느 수준인지 신호등과 그래프로 보여준다. 주요 건강 영역별 생활습관 점수, 운동량, 수면 습관, 일상 건강관리 방법도 함께 제공한다.
질병청은 의료·헬스케어·AI 분야 전문가 13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분석 결과와 건강관리 정보의 의학적 신뢰성을 검증했다. 약을 복용 중인 사람과 예방적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구분해 각각 다른 정보를 안내한다. 리포트에는 참여자가 어떤 문항에 어떻게 답했고 어떤 기준으로 건강 상태가 산출됐는지도 공개한다.
고령층 등 텍스트 정보 이용이 어려운 참여자를 위해 AI가 핵심 실천 사항을 설명하는 1분 분량의 맞춤형 동영상을 제공한다. 개인정보는 국가 보안 규정에 따라 암호화하고 보안이 확보된 폐쇄망 인프라에서 관리한다.
질병청은 10월 말 지역사회건강조사 홍보 누리집에 '24시간 AI 건강상담 챗봇'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도 간이 설문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할 방침이다.
또 올해 이용 자료와 만족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내년부터는 연간 약 23만명에 이르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참여자 전원으로 리포트 제공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사업은 공공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는 공공행정 사례”라며 “AI 건강리포트가 국민 개개인의 건강 습관을 개선하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길잡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