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회사가 로봇기업 됐다... 中 가전공룡도 '변신'

중국 가전기업들이 빠르게 신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시장 진출 가능성과 사업성을 빠르게 타진한 뒤 내부 사업 포트폴리오를 즉각 재편하는 양상이다. 포트폴리오는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AI·모빌리티 분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30일 현지 외신 및 가전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기업 드리미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징모터쇼 등지에서 '로켓카' 공개를 마지막으로 고급 전기차(EV)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1000여명에 이르던 관련 인력은 내부 주요 부서로 축소·재배치했다. 드리미가 최근 로봇청소기 뿐만 아니라 미용가전, 생활가전으로 대대적으로 내걸고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전략 재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드리미 관계자는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나온 인력과 IP와 기술, 연구성과는 모두 각 사업에서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했다”면서 “자동차에서 확인한 기술 역량은 로봇에서 모두 그대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기존 청소 분야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가전기업 사업 확장은 모빌리티와 피지컬AI에서 만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가전의 모터·센서·전력전자·AI 기술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율주행·인지 기술과 대량생산 역량까지 로봇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종합가전 업체 메이디는 2016년 독일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KUKA) 인수에 나선 뒤 로봇·자동화 사업을 주요 사업군으로 육성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완성차 생산보다는 전동화 구동계와 열관리 등 부품·솔루션 영역에 진출했다. 가전에서 확보한 모터와 제어, 전력전자 기술을 인접 산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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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미 브랜드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신제품을 공개하는 '드리미 인 서울'이 21일 서울 서초구 가빛섬에서 열렸다. 관계자가 로봇 청소기 '아쿠아 스팀(Aqua 20 Ultra Roller)'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제품은 국내 최초 180℃ 가열 직분사 스팀 롤러를 탑재해 스팀이 오염물질을 불리면 온수 물걸레가 말끔히 제거, 바닥재 손상 없이 살균과 세척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거꾸로 자동차 기업이 생활가전 쪽으로 확정하는 사례도 나온다.

체리차 로봇 브랜드 아이모가(AiMOGA)는 대표적이다. 아이모가는 체리차가 만든 설립한 피지컬AI 로봇 브랜드다. 자동차에서 축적한 공급망·품질관리·인지·동작제어 기술을 생활용 로봇으로 이전했다. 1.67m 휴머노이드, 교통경찰·의료서비스 로봇, 사족보행 로봇 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로봇기업 유비테크는 AI 로봇 잔디깎이 등 생활로봇을. 스마트모빌리티 기업 네이비(NAVEE)는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를 넘어 AI 기반 보행지원 외골격 로봇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TV를 주력으로 성장한 TCL은 올 들어 디스플레이와 백색가전을 넘어 태양광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TCL전자는 이달 24일 태양광 사업 분사와 독립 상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TCL전자 태양광 사업 지난해 매출은 210억6000만홍콩달러로 전년 대비 63.6% 증가했다. 기존 가전과 거리가 있는 사업이라도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별도 사업축으로 빠르게 키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전기업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로봇과 피지컬AI 등 신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앞서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한국 기업들도 적극 대응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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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사업 확장 추이 - 자료: 외신 및 업계 취합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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