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서 23조원 합의한 메타에 “유럽 청소년도 보호하라”

메타가 미국 주 정부들과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소송에 합의하자, 유럽연합(EU)도 유럽 청소년에 같은 보호 조치를 적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SNS 하루 이용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하고, 알고리즘 중독성을 낮추는 등 최소한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보호책을 요구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메타가 미국에서 관련 합의를 이룬 이후 메타 측과 새로운 '협의'를 진행했다며 메타는 유럽에서도 자사 플랫폼의 '중독성 있는 설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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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메타는 전날 청소년 SNS 중독을 유도했다며 미국의 주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약 167억 달러(약 23조1000억원)를 지급하고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에서의 합의가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니에 대변인은 “이제 공은 메타 쪽으로 넘어갔다”면서 “메타는 우리가 기대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이제 EU에서도 이런 약속을 제시해 이곳의 아이들도 보호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미국에서 제기된 문제와 정확히 동일한 의혹을 놓고 메타를 조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EU 어린이들에게도 “최소한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 메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절한 스크린타임 관리 기능, 부모 통제 기능 등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U 집행위는 메타의 중독을 유발하는 플랫폼 설계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푸시 알림, 사용자에게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개인화된 알고리즘 등 메타의 '중독성 있는 설계'가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지난달 메타에 경고했다.

메타가 EU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 EU는 메타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메타는 EU의 조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건설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를 상대로 한 EU의 압박은 청소년 보호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EU 회원국인 폴란드는 메타가 사기성 광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메타에 2억5000만유로(약 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을 EU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크시슈토프 가프코프스키 폴란드 디지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타가 “이용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이익을 추구하면서 기만적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제는 말로만 개선하라고 할 게 아니라 제재를 가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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