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연말마다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급격히 높이는 '대출절벽' 현상이 올해는 완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관리 여력을 넓히고 주택공급 관련 주택담보대출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하면서 실수요 대출까지 일률적으로 조여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5조4000억원 증가했다. 6월 7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 2조7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4000억원 늘어 전월 4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3조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줄었다. 전세·중도금대출 수요 둔화와 주식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7월 증가폭 둔화를 가계대출의 추세적인 감소로 보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은 8·13 부동산 금융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조정했다. 추가 여력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자금 지원에 활용하고 주택공급 관련 주담대는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해 연말 실수요 대출까지 일률적으로 줄이는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 거래가 대출 수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5월 감소했던 주택 매매거래량은 6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다시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세도 은행권 여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7월 기업대출은 7조7000억원 늘어 6월 5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3조8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3조9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142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5%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2.6%의 두 배를 웃돈다. 대기업의 회사채 차환·운영자금 수요와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세 납부 등에 은행권의 기업금융 영업 확대가 더해진 영향이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은행 대출 잔액은 2615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도 실수요 중심으로 공급 여력이 확대되면서 하반기 은행권 여신이 연말에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기수요는 계속 억제하면서 주택공급과 실수요에 필요한 자금까지 막히지 않도록 총량관리를 정교하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늘어난 대출 여력이 어느 부문으로 흘러가는지가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