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보호법 개정안 국회 통과
브로커·해커까지 제재 근거 마련

기업의 핵심인력을 경쟁사로 빼돌려 영업비밀 유출을 유도하거나 해킹으로 핵심 기술을 탈취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가 마련됐다.
기술유출을 위한 인력 영입부터 정보 탈취, 사용·누설까지 전 과정에 대한 법적 대응이 강화된다.
지식재산처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소개·알선·유인 행위를 제재하고, 영업비밀의 부정취득 방법에 '해킹'을 명시하는 내용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술 빼돌릴 사람' 데려오는 브로커도 제재
그동안 기술유출 과정에서 기업 핵심인력을 경쟁사 등으로 이직시키는 방식이 활용돼 왔지만, 영업비밀 유출을 목적으로 한 이직 알선행위를 직접 처벌할 법적 근거는 미흡했다.
특히 헤드헌터 등을 가장한 브로커가 핵심인력의 이직을 알선하면서 영업비밀 유출에 적극 개입하더라도 형법상 교사·방조죄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일부 사건에서는 영업비밀 유출 행위가 아닌 직업안정법상 무등록·무허가 직업소개를 이유로 처벌하는 데 그쳤다.
개정안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소개·알선·유인 행위 자체를 새로운 영업비밀 침해 유형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영업비밀 유출을 전제로 임직원의 이직을 알선하는 브로커에게도 금지청구와 손해배상 등 민사적 구제뿐 아니라 신고포상금과 형사처벌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해킹도 영업비밀 부정취득으로 명문화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기술탈취에 대한 대응도 명확해진다.
기존 법은 절취·기망·협박 등 전통적인 영업비밀 취득수단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어 해킹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침해행위를 법률상 명확히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해킹'이 영업비밀의 부정취득 방법에 명시된다. 해킹을 통해 타인의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가 명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이자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법률에 규정한 것이다.
◇훔친 기술 '사용·누설'도 처벌 강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영업비밀을 이후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공개·누설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가 강화된다.
기존 부정하게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누설했다는 사실 외에도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별도로 입증해야 했다.
개정안은 부정한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한 뒤 이를 사용하거나 공개·누설한 경우 별도의 부정한 목적을 추가로 입증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술유출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핵심인력 영입, 해킹을 통한 정보 취득, 취득한 기술의 사용과 제3자 유통에 이르기까지 범죄 전 과정에 대한 법적 대응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개정은 기술유출 수법의 변화에 맞춰 영업비밀 보호의 사각지대를 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심인력 유출과 사이버 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보호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최근 영업비밀 침해는 핵심인력의 이직을 조직적으로 알선하거나 해킹으로 정보를 탈취한 뒤 이를 사용·유통하는 방식으로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고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영업비밀 침해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취득·사용·누설에 이르는 기술유출 범죄의 전 과정에 대해 보다 빈틈없이 규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