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정당한 사유' 없어도 고의 아니면 권리회복 가능

특허료 납부 기한을 놓쳐 소멸된 특허권을 쉽게 되살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특허 관리 인력과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과 중소기업 권리 보호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식재산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동일한 취지의 실용신안법과 디자인보호법 개정안도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특허료 미납에 따른 권리회복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특허료 납부기간을 놓쳐 권리가 소멸된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격리나 시스템 오류 등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권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단순한 실수나 착오 등 '고의가 아닌 경우'에도 추가 수수료를 납부하면 특허권을 회복할 수 있다. 추가 수수료의 구체적인 금액은 향후 총리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개정에 따른 혜택은 개인과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2022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최근 4년간 전체 특허권 회복 신청의 85%가 개인과 중소기업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기간 실제로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아 권리를 회복한 비율은 전체 신청의 15.6%에 그쳤다.
특허 관리 전담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개인·중소기업이 단순한 기한 착오로 특허권을 잃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앞으로는 고의성이 없는 미납이라면 대부분 권리회복 대상이 될 수 있어 이 같은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지식재산처는 기대하고 있다.
국제 기준에 맞춘 특허제도 정비라는 의미도 있다.
개정안은 특허절차를 국제적으로 통일하기 위한 '특허법조약(PLT·Patent Law Treaty)' 가입을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입법 조치다. PLT는 각국의 특허절차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하는 국제조약으로, 미국과 일본 등 45개국이 가입한 상태다.
지식재산처는 권리회복 요건 완화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PLT 가입에 필요한 규제 완화 법안을 순차적으로 발의할 계획이다.
특허 출원 시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는 12개월의 기간을 놓친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우선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등 남은 과제를 단계적으로 입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하위법령 개정과 특허 관련 정보시스템 개편 등을 거쳐 2029년까지 PLT 가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법안은 사소한 실수로 소중한 특허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개인·중소기업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PLT 가입을 차질 없이 준비해 기업의 특허 획득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고 우리 특허제도를 선진화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