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을 놓고 시끌 시끌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보고하면서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한다고 했다. 국교위원장은 수능을 서·논술형으로 개편하면,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폭 넓은 독서만으로 충분히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들은 반발한다. 수능이 서·논술형으로 개편되더라도 여전히 사교육은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서·논술형 평가 시험을 익히는 학원까지 다녀야 해 사교육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나라 대입 경쟁 체제가 바뀌지 않는한, 가능성 있는 얘기다.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은 검토할 만하다. 인공지능(AI) 시대 지식을 외우고 답하는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기존 객관식으로 답을 찾는 문항보다 생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서·논술형 문항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서·논술형 시험 도입과 사교육 문제 해결 하고는 다른 얘기다. 사교육이 심화돼 문제가 되는 원인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사교육 심화는 학생들간 경쟁으로 생긴다. 학교에서 시험을 본다면, 그 어떤 분야든 학원이 생긴다. 심지어 줄넘기도 학원에서 가르친다.
대입 사교육의 문제는 수능 유형 때문이 아니다. 학부모가 무리하더라도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특정 대학, 특정 학과를 나와야 성공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모든 학생들이 소수의 대학만을, 학과만을 가려고 하니, 경쟁이 심화되고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결국 사교육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 분야가 노력해야 가능한 것이다. 쉽지 않은 얘기다.
다른 방법도 있다. 수능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말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격 시험으로 바꿔야 한다. 학생 선발은 각 대학에게 맡겨야 한다. 각 대학과 학과에서 진정으로 이 학생이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공부할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체계적인 학생 선발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부합한 학생을 선발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문제는 '핀셋 정책'으로 해당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보완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
지금처럼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시험을 보고,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서열을 매겨 대학이 선발하는 방식은 단순히 학생들간 경쟁만 심화시킬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아무리 서·논술형 시험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국교위나 정부가 학생들이 왜 학원을 가는지, 그리고 학원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어떠한지 전혀 모른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상당수도 학부모 일텐데, 자녀의 대입 과정을 겪었을텐데, 왜 이런 말을 할까 이해가 안된다. 설마 교육 정책 담당자들의 자녀는 모두 조기 유학을 간건가.
한 가지만 했으면 한다. 서·논술형 도입은 수능에서 사고력이나 창의력 등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법이다. 사교육 경감은 상관 없는 얘기다. 그럼에도 사교육 경감이라는 얘기를 꺼내 서·논술형 도입 취지 마저 논란 거리로 만들었다. 사교육은 경쟁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와 원인을 명확히 파악한 후 원인에 맞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더이상 현실감 떨어지는 말은 안했으면 한다. 특히 교육 정책 담당자들은.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