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장만할 돈도, 사업 자금도 날렸다”…삼전닉스 손실 韓 개미들 주목한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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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술주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사례를 영국 BBC가 집중 조명했다. 급등장에서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이 레버리지까지 활용하면서 손실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BBC는 13일(현지시간) 국내 증시 급락으로 손실을 본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말 결혼을 앞둔 은행원 김모씨는 신혼집 마련에 보태려 모아둔 돈을 국내 기술주에 투자했다가 7월 한 달 동안 약 2000만원을 잃었다. 그는 주변 친구들 역시 투자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저축한 돈 대부분을 주식에 넣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에 투자한 또 다른 김모씨는 올해 초 받은 보너스의 절반을 주식 매수에 사용했다. 주가가 한때 매수가 대비 4배 수준까지 오르면서 큰 수익을 기대했지만 이후 급락하며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현재 그의 투자금은 약 3억원으로, 고점 당시 평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마케팅 업계에 종사하는 박모씨도 SK하이닉스 투자로 약 14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모아둔 돈이었다는 그는 “자금이 충분할지 걱정된다”며 주가가 반등할 때까지 보유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에 현금 대부분인 4500만원을 투자한 박모씨는 “국내 증시를 믿었던 내가 바보 같았다”며 “이제는 장기로 가야 할 것 같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상반기 증시 급등을 지켜보며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껴 친구들과 SK하이닉스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고점에서 매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그는 “친구들 중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도 없었고, 주식을 사기 전에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급격한 변동성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스피는 지난 6월 중순 9000선을 넘어섰지만 약 5주 만에 5500선 아래로 급락한 뒤 현재 70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 분석가 토비아스 레거는 수개월간 이어진 증시 급등 이후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는 과열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이 증시 조정 과정에서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프랭크 벤짐라 소시에테제네랄 주식전략가는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기술주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주요 증시에 비해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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