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근로자 가운데 50세 이상 비중이 44%까지 치솟으며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5년간 정년연장 영향권에 들어가는 중소기업 정규직도 148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회에서 65세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청년과 고령자를 함께 고용한 중소기업에 세액공제를 추가하고, 청년과 고령자의 역량을 결합한 '세대융합형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하는 등 세대상생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외국인 근로자를 내국인 고령자로 대체하는 중소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11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2015년 31.6%에서 지난해 44.0%로 10년 만에 12.4%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부터는 50세 이상 근로자 비중이 39세 이하 청년층을 넘어섰다.

고령화는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인력에서도 뚜렷하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소위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50세 이상 비중은 21.0%로 대기업(13.1%)과 중견기업(10.7%)보다 크게 높았다. 반대로 39세 이하 비중은 중소기업이 51.2%로 중견기업(61.0%), 대기업(54.5%)보다 낮았다.
이 같은 인력구조 속에서 법정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늘리는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65세까지 늦춰질 예정인 가운데 제22대 국회에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안 12건이 발의돼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이날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중소기업 인력포럼에서 향후 5년간 정년연장 대상이 되는 중소기업 정규직 취업자가 148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인원은 85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소규모 기업일수록 정년제 자체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년제 운영 비중은 1~4인 기업 13.2%, 5~9인 기업 30.5%, 10~29인 기업 55.5%에 그쳤다.
중소기업 고령 근로자의 임금과 근속기간도 대기업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55~59세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72만원으로 대기업(572만원)의 65% 수준이었다. 평균 근속기간은 12.3년으로 대기업(23.1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 자리에서 청년과 고령자를 함께 고용하는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을 추가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15~34세 청년과 60세 이상 근로자가 각각 증가한 중소기업에는 통합고용세액공제를 증가 인원 1쌍당 100만원 추가하는 방식이다. 청년 고용과 임금이 동시에 증가한 중소기업에는 근로소득증대세제 공제율을 현행 20%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내놨다.
청년 기술창업 역량과 고령자의 경험을 결합한 '세대융합형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확대도 제안했다. 대표자를 포함한 경영진을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구성한 기술창업기업에 정부 창업지원사업 참여 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맡던 일자리를 내국인 고령자로 전환하는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용허가제를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비전문취업(E-9) 외국인 근로자를 55세 이상 내국인 고령자로 대체할 경우 1인당 월 60만원씩 1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고령자의 계속고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65세 이상으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을 폐지한 중소기업이 청년 취업자 수와 청년 인건비를 줄이지 않을 경우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1인당 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지원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다만 기업에 일률적으로 재정·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정민 서울대 교수는 “지원이 없어도 고용을 늘렸을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는 '사중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지원 방식에 따라 청년과 고령자 간 고용을 대체하는 왜곡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기업별 인력 수요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면 신규 고용 여력이 줄어 청년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기업이 필요한 숙련인력은 계속 고용하면서 청년을 새롭게 채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 설계와 충분한 재정·세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정년연장 논의를 단순한 찬반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규모와 업종, 인력구조가 서로 다른 중소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자의 경험과 숙련을 이어가는 동시에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통로를 열어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