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재정위기에도 지켜야 할 '미래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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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전국부 기자.

추미애 경기지사는 지난 5일 도 재정이 '사실상 부도 상태'라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7700억원 규모 감액 추경이 예고된 데다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10∼12월분 재원이 확보되지 않았다. 지난해 지방채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9430억원)를 발행해 긴축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모든 사업에 같은 칼날을 대는 방식은 해법이 아니다. 일회성 행사와 관행적으로 반복해 온 사업은 재평가하되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 예산은 지켜야 한다. 긴축의 성패는 삭감 규모가 아니라 어떤 예산을 남기느냐에 달렸다.

첨단산업 투자는 단순한 재정 지출이 아니다. 이들 산업은 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를 끌어들이고 세입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경기도의 성장동력이다.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과 기반시설 투자가 축소·중단되면 기업의 투자 계획과 인재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 번 약해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더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

투자 방식은 정교해야 한다. 시설 건립 중심 사업보다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연구·실증 장비와 기반시설에 우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사업화도 현장 수요를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스타트업 지원은 첨단기술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와 신규 기업의 공급망 진입을 돕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첨단산업은 연구개발에서 실증·사업화까지 수년이 걸리고 전문 인력도 단기간에 길러낼 수 없어 예산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핵심 사업을 중장기 계획에 따라 추진하되, 신규 사업은 산업 파급력과 현장 수요를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기업도 투자와 채용을 이어갈 수 있다.

재정 정상화는 단순한 지출 감축을 넘어 성장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곳간이 비었다고 미래의 씨앗까지 먹어 치우면 다음 수확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면 후퇴가 아니라 낭비는 덜고 미래는 지키는 전략적 긴축이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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