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 분석을 통해 초기 증상이 유사한 주요 퇴행성 뇌질환 감별 진단의 실마리가 될 후보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대규모 글로벌 코호트 데이터를 통해 그 유효성을 정밀 검증했다.
한국뇌연구원(원장 이승복)은 윤종혁·김형준·천무경 박사 연구팀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및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연구팀과 함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척수연수근위축증(케네디병) 등 4대 주요 퇴행성 뇌질환의 공통 및 질환 특이적 혈장 단백체 시그니처를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퇴행성 뇌질환은 초기 임상 증상이 서로 유사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어렵고, 기존 진단 방식인 뇌척수액 채취나 정밀 영상(PET) 촬영은 침습성이 높거나 환자의 비용 부담이 컸다. 또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단일 질환 분석에 치중되어 서로 다른 뇌질환 간의 공통 병리 기전과 특이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환자 및 정상 대조군 264명의 혈장 샘플을 대상으로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탠덤 질량분석(LC-MS/MS) 기술을 적용해 다중 질환 단백체 데이터를 동시에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공통 대사 병리 지표와 운동신경원 질환 특이적 세포 외 기질 지표 등 혈액 속 핵심 단백질 시그니처를 성공적으로 발굴했다.

연구팀은 발굴된 후보 단백질의 재현성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 최대 보건의료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및 '글로벌 퇴행성뇌질환 단백체 컨소시엄(GNPC)'의 대규모 독립 데이터와 교차 검증을 진행했다. 분석 기술과 대상군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발굴된 후보 중 일부 핵심 마커가 일관된 변동 방향성과 통계적 유의성을 유효하게 유지함을 확인하여 결과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천무경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일 질환 연구의 한계를 넘어 여러 퇴행성 뇌질환의 공통 및 질환 특이적 분자 변화를 체계적으로 구별하고, 이를 대규모 글로벌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임상적 의의가 크다”라고 했다. 김형준 박사는 “향후 혈액 기반의 비침습적 감별 진단 기술과 환자 맞춤형 치료 표적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신경과학 분야 국제 권위 학술지인 '액타 뉴로패솔로지카 커뮤니케이션즈(Acta Neuropathologica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