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기후변화, 소비시장 변화는 우리 농업의 경쟁 방식을 바꾸고 있다.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 농산물의 가치는 유통과 물류, 품질 관리에서 결정되고 있다. 정부도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과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구축 등 유통 혁신 정책을 추진하며 농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전자신문은 4회에 걸쳐 농산물 유통혁신 정책과 현장, 그리고 수출 사례를 통해 개방화 시대 우리 농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짚어본다.
정부가 산지부터 소비까지 농축산물 유통체계 전면 개편에 나섰다. 온라인 거래를 확대하고 산지 유통을 스마트화하는 한편 AI 기반 수급관리와 소비자 가격 비교 서비스까지 도입해 유통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품질 경쟁력에 더해 유통 경쟁력까지 확보해 FTA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 누적 거래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6279억원, 거래물량은 91만6549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성장세가 이어지며 농산물 거래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부는 올해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 거래액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직접 거래하도록 해 도매시장 경유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산지의 판로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품목과 참여 주체를 확대하는 동시에 거래 이후 물류까지 뒷받침해 온라인 거래를 농산물 유통의 한 축으로 키운다.
오는 9월에는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 전용 물류센터 4곳이 문을 연다. 온라인에서 체결된 거래 물량을 모아 공동 운송하고,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배송 과정을 효율화하는 시설이다. 거래만 온라인으로 옮겨놓고 운송은 기존 방식을 따르던 한계를 보완해 실질적인 유통비 절감으로 연결한다.
산지에서는 생산과 선별, 저장, 출하를 하나로 묶는 작업이 속도를 낸다. 농식품부는 생산유통 통합조직을 지난해보다 21곳 늘어난 77곳으로 확대했다. 개별 농가가 제각각 출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조직이 생산계획부터 물량, 품질, 판매까지 통합 관리하도록 유도한다. 산지의 거래 교섭력을 높이는 한편 시장 수요에 맞춰 출하 시기와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산지유통센터(APC)도 자동화·지능화 시설로 바뀐다. AI 선별기와 자동 포장설비를 활용해 농산물의 크기와 당도, 결함 등을 판별하고 입고부터 저장·출하까지 관련 정보를 데이터로 관리한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60곳이었던 스마트 APC를 올해 115곳으로 확대한다. 올해 30개 조직에는 기존 APC의 생산·유통 정보를 연계하는 스마트화 솔루션을 별도로 지원한다.
AI 활용은 산지를 넘어 수급관리로 넓어진다. 농림위성과 드론으로 생육 상황과 재배면적을 파악하고, 생산량 예측치에 소비·유통 데이터를 결합해 적정 출하량을 산출한다. 가격이 급등락한 뒤 물량을 조절하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생산 단계부터 수급 불안을 줄이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5개 지역에서 AI 기반 '농축산물 알뜰 소비 앱'을 시범 운영한다. 온라인 판매 정보와 유통업체 할인 전단 등을 분석해 품목별 가격과 할인 정보를 비교해주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가까운 판매처의 가격을 한눈에 확인하고, 정부는 실제 소비 데이터를 수급관리와 정책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축산물 유통도 함께 손질한다. 한우는 공판장 직접 가공과 물류 통합을 확대하고 돼지는 거래가격 공개와 경매제도를 개선한다. 소·돼지 원격 상장과 부분육 온라인 경매, 계란 온라인 도매거래도 단계적으로 넓혀 거래비용을 줄이고 가격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지 조직화와 스마트 APC, 온라인도매시장, AI 기반 수급관리 등을 연계해 생산부터 소비까지 유통 효율을 높일 계획”이라며 “우리 농축산물의 품질 경쟁력이 농가소득과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도록 유통구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6년 FTA 이행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