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성범죄 재범률을 낮추고 교정시설 과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화학적 거세(chemical castration) 제도를 대폭 확대한다. 현재 수용자의 동의를 전제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20개 교도소로 늘리는 한편, 중대 성범죄자에게는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법무부는 그동안 일부 교정시설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 온 화학적 거세 프로그램을 전국 20개 교도소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약 6400명의 성범죄 수감자가 치료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래미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일각에서 제기된 '프로그램 폐지' 주장에 선을 그으며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해당 정책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힌 것”이라며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은 2007년부터 일부 교도소에서 성욕을 억제하는 약물을 이용한 화학적 거세를 제한적으로 시행해 왔다. 이후 샤바나 마무드 당시 법무장관이 지난해 5월 제도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적용 대상이 크게 늘어났다.
항우울제(SSRI)와 호르몬 억제제를 활용해 성적 충동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습 성범죄의 재발을 막고 교정시설 수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정책의 핵심 목표다.
현재는 수용자의 자발적인 동의를 전제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영국 법무부는 중범죄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의무 치료를 도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드 전 장관도 지난해 정책 발표 당시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주저하지 않겠다”며 강제 적용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는 기존에 잉글랜드 남서부 지역에서 실시하던 시범사업을 20개 교정시설로 확대했다. 독립 양형 검토 보고서가 제도 유지를 권고하면서 약 6400명의 성범죄 수감자가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 보수당 법무장관 데이비드 가우크가 작성한 독립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전체 성인 수감자의 약 21%가 성범죄로 복역 중이었다. 보고서는 화학적 거세의 효과에 대한 근거를 더욱 축적하고 관련 연구와 재정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제도 찬성 측은 약물 치료를 심리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에 병행하면 강박적인 성적 사고와 성충동을 억제해 재범 가능성을 낮추고 국민 안전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수용자에게 의료 처치를 강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일부 성범죄는 성적 욕구보다 폭력성이나 지배 욕구에서 비롯되는 만큼 약물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