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변호사의 생성과 소멸] 〈23〉철학자라면, AI시대 사이버보안 위기를 어떻게 막을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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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어떻게 바이러스를 퇴치할까.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피부, 점막, 위산이 막아서고 이후엔 대식세포가 달려들어 잡아먹는다. 정보를 전달받은 T세포와 B세포는 바이러스 공장으로 전락한 감염세포를 정밀 타격한다.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 혈액, 체액으로 쏟아내 바이러스를 막는다. 대식세포는 항체가 달라붙은 바이러스를 더욱 쉽게 감지해 잡아먹는다. 바이러스를 박멸하면 T세포와 B세포는 기억세포로 변해 몸속에 잠복하는데, 미래에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하면 항체와 T세포를 폭발적으로 생성해 퇴치한다.

철학자 조르주 캉길렘은 생명을 고정된 질서가 아니라 위협에 대응하며 스스로 규범을 짜는 과정이라 봤다. 면역체계는 바이러스 침투현장에서 뇌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즉각 퇴치에 나서고, 그 정보를 뇌 등 기관에 전달해 협력한다. 뇌는 무엇을 할까. 평상시 튼튼한 면역체계를 갖춰 위협에 대비한다. 바이러스가 들어올 땐 신호, 발열 등 징후를 감지해 병원, 약국을 찾고 휴식을 취하게 한다. 악성 바이러스라면 당국에 신고하고 스스로를 격리하는 등 전염방지 조치를 취한다. 여기서 사이버보안 규범의 아이디어를 얻을 순 없을까. 역할분담, 즉시방어, 정보공유, 연대와 협력, 향후 대응조치 등 배울 것이 많다.

인공지능(AI) 악용 사이버공격은 PC를 감염시키고 취약점을 찾지만 바이러스와 차이점이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학습하지 않지만, AI 공격은 탐지를 피하도록 악성코드를 변형하고 방어패턴을 학습해 우회로를 뚫는다. 인간, 코드, 시스템이라는 이질적 존재를 하나의 공격회로로 묶는다. 어떻게 할까. 사이버공격 현장에선 면역세포처럼 자체 역량을 갖추고 정보공유, 즉시방어에 나서야 한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지휘본부는 현장의 싸움에 일일이 간섭해선 안 된다. 뇌처럼 사전예방, 연대, 협력, 향후 조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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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AI시대 사이버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서비스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다. 기획, 설계단계에서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 법적 보안조치와 인증 중심의 예방체계를 갖추고 실전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침해사고 신고를 꺼린다면 피해가 확대되고 후속조치 기회조차 잃는다. 자진신고하면 제재를 낮추고, 은폐하면 엄벌하는 당근과 채찍의 명료한 기준이 중요하다. 인증제도는 서류평가 등 이론중심에서 불시 침투테스트 등 실기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인증 과정에서 확인된 신종 취약점은 법적 보안조치에 반영해 선순환의 관리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인증 이후 소프트웨어(SW), 운용체계(OS), 기기 등 요소가 변경되면 새로운 취약점이 생기지 않게 수시 점검해야 한다. AI공격표면의 상시관리, 윤리적 해커를 활용한 취약점 발견, 개선, 공개를 활성화해야 한다. 비밀번호 요구, 송금 요청 등 딥페이크를 항상 의심하고 별도 채널로 확인해야 한다. AI 생성 메일은 속기 쉬우므로 링크, 발신자, 주소를 재확인해야 한다.

AI 활용도 효과적 보안수단이 된다. AI 기반 방어시스템을 도입해 이상 징후를 실시간 탐지하고 위협에 맞서야 한다. 로그 패턴에서 공격징후 조기발견을 하려면 AI 분석력을 높여야 한다. 절대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쳐를 구축하자. 사용자의 신원과 권한을 상시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권한에서 발생하는 보안위험도 챙겨야 한다. 생성형 AI에 입력되는 보안취약 정보를 통제하고 프롬프트 공격에 대비하며 AI 공급망이 보안에 적합한지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AI 사이버위협 정보공유 등 정부, 민간 공동대응체계를 갖추고 대응훈련과 보안교육을 정시, 수시로 해야 한다. 사이버보안에 관한 의사결정체계를 명확히 수립하고 보안시스템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연계 대응능력을 강화하자.

침투현장의 자율적 방어와 대응역량을 높이고, 지휘부에선 전략적 의사결정 및 대외 협력체계를 갖춰, 물 흐르듯 움직이는 AI 보안모델을 만드는 구조개혁에 우리가 찾는 답이 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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