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만원만” or “엄마, 수학의 정석 사게 만원만”.
두 아이 중 한 명에게만 용돈을 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까. 아마 대부분은 두 번째 아이에게 돈을 건넬 것이다. 무엇에 쓸 지 목적이 분명하고, 왜 그 돈이 필요한지 설명했으며, 부모 역시 금액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예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필요한 사업이 있고, 그 사업을 위해 얼마가 필요한지 설명하고, 이를 검토해 예산을 배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방 예산도, 복지 예산도, 산업 지원 예산도 통상 이같은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교육재정은 다소 예외적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 수요나 사업 계획보다 내국세 규모에 연동되는 구조다. 세수가 늘면 교부금도 늘고, 세수가 줄면 교부금도 줄어든다. 교육 현장에서 무엇이 새롭게 필요할 지,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는 지와 무관하게 재원이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육재정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현상,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과도한 적립,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 논란 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물론 세수가 늘면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여력이 생긴다. AI 교육, 디지털 인프라 구축, 특수교육, 돌봄 확대 등 앞으로 교육이 감당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교육 예산이 많다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것은 '얼마를 줄 것인가'보다 '왜 필요한가'를 설명하는 과정이다.
교육부는 필요한 사업과 재원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기획처는 이를 단순한 긴축재정 논리나 재정 효율성 잣대로만 판단하지 말고 교육 현장의 필요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교육부 역시 세수 증가에 따라 자동으로 예산이 늘어나는 구조에만 기대기보다 국민에게 왜 그 예산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내국세가 늘었으니 예산도 늘어난다'는 기계적인 공식보다, '무엇을 위해 얼마가 필요한가'를 묻고 답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교육재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함께 높아진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