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토에버에도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6일 삼성SDS가 노조를 설립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대형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에서 연달아 노조 결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IT 업계 노사 관계 전반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8일 현대오토에버지회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사내 공지를 통해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산하 현대오토에버 지회 노동조합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노조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노동의 존엄성과 가치를 수호하고, 구성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을 결성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노조 측은 현재 현대오토에버가 직면한 핵심 문제로 △기업 실적과 현저히 괴리된 불투명한 보상 체계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된 인사평가 방식 △구성원을 조직의 소모품으로 치부하는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평가 및 보상 체계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 △객관적이고 납득 가능한 인사평가 시스템 마련 △제도 변경 시 반드시 노사 간의 사전 합의 절차 진행 △인사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현대오토에버는 “노사 관계에 있어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며, 앞으로 노동조합과 원만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의 노조 설립으로 국내 대형 IT 서비스 기업 상당수가 노조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포스코DX, SK AX, 롯데이노베이트 등 주요 IT 서비스 대기업은 이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번 움직임이 중견·중소 기업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IT 업계는 성과 중심의 보상과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강조하며 노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연봉 협상, 인사 평가, 고용과 관련한 요구 사항이 커지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T 업계에서 노조 설립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으나,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며 “인사와 보상 등 자신의 노동 가치와 직결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사측과 직접 대화하고 의견을 개진하려는 구성원들의 요구가 노조 설립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한 삼성SDS는 출범 이틀만에 과반 노조를 달성했다.
노조 출범 도화선이 된 사측의 신 인사제도 개편안 시행은 최종 불발됐다.
삼성SDS는 내부 공지를 통해 “전날(7일)까지 진행된 인사제도 개편에 대한 사원의견 투표 결과, 전체 직원 기준 최종 동의율은 40%”라며 “전체 직원 과반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해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