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서는 팹 건설에 앞서 전력망·인허가·인력 양성 체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력 생산량 자체보다 변전소와 송전선로 등 전력 공급망을 먼저 확보하고, 대학 공동 팹을 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광주·전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상묵 한국광기술원 본부장은 “전력량 확보보다 변전소·송전선로 등 전력망을 까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전력과 신안군 해상풍력단지 재생에너지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장성군 신장성 변전소와 345kV 송전선로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 산업단지에 들어설 반도체 팹 4기, 삼성전자 2기와 SK하이닉스 2기는 약 6.3GW 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반도체 팹은 전력 사용량이 막대한 만큼, 발전원 확보뿐만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까지 전력을 끌어오는 송전망과 변전소가 핵심 요소다.
김 본부장은 전력망과 산단 조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지·인허가·인프라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병렬로 추진해야 한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원스톱 인허가 전담조직을 두고 산업단지 지정부터 건축 인허가까지 대응 기한을 명시해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TSMC 공장은 반도체 팹 구축의 대표적인 속도전 사례로 제시됐다. TSMC 구마모토 공장은 2021년 11월 투자 발표 이후 이듬해 4월 착공해 22개월 만인 2024년 2월 완공됐다. 인근 아소산의 풍부한 지하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이 빠른 팹 구축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부지 보상, 환경영향평가, 전력 공급, 농지·산지 전용 등 각종 인허가 절차가 부처별로 순차 진행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인재 확보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필요한 인력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팹 4기 기준 직접 고용 인력은 약 3만명 수준으로 예상되며, 팹 1기당 공학 인력과 전문학사급 실무 인력 수요도 9000명 정도로 관측된다.
맹종선 전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교수는 “서남권에는 아직 고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 인력 미스매칭이 가장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권 대학이 공동으로 팹을 구축해 현장 밀착형 실무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1개 대학이 단독으로 클린룸과 실습 인프라를 갖추기에는 투자 부담이 큰 만큼, 호남권 대학들이 연합해 공용 팹을 설치하고 지역 인재를 공동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