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가장 피지컬 인공지능(AI)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한 기업이 되는 게 지금 목표입니다.”
송성근 아이엘 의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데이터'에서 찾았다. 로봇 하드웨어 확보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운용하며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는 역량이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이엘은 실리콘 렌즈와 자동차 전장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와 전고체 배터리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며 '풀스택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23세에 창업한 송 의장은 실리콘 렌즈에서 자동차 전장, 로봇, 배터리로 사업 축을 넓혀온 창업가다. 경영학 박사에 이어 전고체 배터리 분야 공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기술 기반 신사업을 직접 구상해왔다.
송 의장은 “전장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제조 기반을 제공하는 핵심 축”이라며 “여기에 로봇, 데이터, 에너지 기술을 연결해 자율적으로 진화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이엘이 로봇 사업에서 내세우는 차별점은 자체 제조 현장이다. 정부와 업계가 로봇 훈련 데이터 수집센터와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아이엘은 계열사 제조 현장에서 실제 양산 공정을 활용해 로봇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보고 있다.
송 의장은 “다들 데이터 학습 공간을 새로 만들고 있지만 우리는 자체 공장이 있다”며 “계열사 제조 현장에서 실제 양산 공정이 돌아가기 때문에 로봇을 투입하고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엘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애지봇과 협력해 휴머노이드 '아이엘봇'을 개발·사업화하고 있다. 단순 유통이 아니라 로봇을 산업 현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와 운영 서비스로 고도화하는 모델이다.
송 의장은 “하드웨어는 애지봇뿐 아니라 여러 기업이 만들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데이터를 쌓고, 이를 어떻게 고도화하느냐”라고 내다봤다.
아이엘은 로봇 판매 이후 운영, 유지보수, 데이터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결합한 서비스형 로봇(RaaS) 모델도 추진한다. 엔터테인먼트, 홍보, 안전, 방범, 안내 등 서비스 분야에는 렌털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도 마쳤다. 아이엘은 최근 정문식 박사를 초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로 선임하고 피지컬 AI 연구소를 출범했다. 정 CAIO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ICT 부문 등을 거친 AI 전문가로, 서울대 AI연구원에서 월드 모델과 LAM(행동생성모델) 등 제조·로봇 분야 차세대 AI를 연구했다.
아이엘은 가천대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용 리튬메탈 시트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송 의장은 “전고체 배터리 소재를 롤투롤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에 들어갈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송 의장은 “아이엘의 차별점은 기술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며 “로봇, 데이터, 에너지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