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명품에 탕진” 넷플릭스 제작비 횡령한 할리우드 감독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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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린시 감독이 연출한 영화 '47 로닌' 스틸. 사진=H2F Entertainment,Mid Atlantic Films

SF 드라마 시리즈 제작을 빌미로 넷플릭스로부터 대규모 제작비를 받아내 사적으로 유용한 할리우드 영화감독 칼 린시(48)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뉴욕남부지법 제드 S. 라코프 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연방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린시 감독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형기를 마친 후 3년간의 보호관찰과 함께 약 1100만달러(약 170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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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린시 감독. 사진=로튼토마토 캡처

과거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47 로닌'(2013)을 연출한 것으로 잘 알려진 린시 감독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넷플릭스로부터 신작 SF 시리즈 '화이트 호스(컨퀘스트)'의 제작비 명목으로 약 4400만달러(약 680억원)를 지원받았다. 이후 2020년 “제작을 마무리하는 데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며 1100만달러를 추가로 받아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린시 감독은 추가로 받은 제작비를 드라마 제작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자금 중 절반가량을 주식 옵션 거래에 투자했다가 단 몇 달 만에 탕진했으며 남은 자금은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해 일부 수익을 올린 뒤 자신의 은행 계좌로 은닉했다.

그뿐만 아니라 린시 감독은 횡령한 자금으로 롤스로이스 5대와 페라리 1대를 비롯해 65만2000달러 상당의 명품 시계와 의류를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트리스 2개를 구매하는 데 63만8000달러를 지출하고, 최고급 침구류 구매에 29만 5000달러를 쓰는 등 과소비를 일삼았으며, 약 180만달러에 달하는 개인 신용카드 대금을 갚는 데도 제작비를 사용했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남부지검장은 성명을 통해 “린시는 대중의 기대를 모은 작품의 제작비를 고위험 주식 옵션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위험한 도박을 벌였으며, 자신을 위한 사치품 구입에 수백만달러를 탕진했다”며 “이번 판결은 사기 범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에서 린시 감독과 변호인 측은 당시 행동이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과거 인연이 있는 배우 키아누 리브스 역시 “그는 협상된 내용을 과장해 스스로 파멸을 자초했다. 하지만 정의뿐 아니라 관용과 자비도 함께 고려되기를 바란다”며 법원에 감형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시 감독은 법정에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실제 피해를 입혔음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재판부는 “정신 건강상의 어려움이 일부 과소비 행태를 설명할 수는 있으나, 거액을 뜯어내기 위해 넷플릭스를 속이고 이를 은폐하려 한 범죄 사실 자체를 경감시키지는 않는다”라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린시 감독은 오는 9월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며, 린시 감독 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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