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AI 시대와 데이터센터 : AI 시대의 국가경쟁력,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 구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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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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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 초기에는 주로 AI모델이 언급됐다. 그러나 AI산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AI반도체, 데이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분야별 응용서비스, 더 나아가 피지컬 AI 등의 핵심 요소가 가치사슬로 엮인 시장이 형성됐다.

핵심요소들 중 AI 경쟁력의 중심에는 AI모델의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전산시설이 아닌 국가 디지털 경제를 떠받치는 사회기반시설(SOC)이자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AI산업의 팩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더 좋은 AI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각국이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을 선두로 중국, 유럽 나아가 중동이나 동남아 국가들도 AI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가 주도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 주도로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국내 통신사, 플랫폼 기업,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거점에서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AI 서비스 확대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AI 산업 육성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AI 컴퓨팅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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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데이터센터 마켓 규모

세계 주요 국가는 이미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데이터센터 총량 규제 이후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며 글로벌 AI 허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제는 개별 프로젝트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 구축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와 전력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이 곧 경쟁력이다. 충분한 전력 공급 없이는 어떠한 투자도 실현될 수 없다. 국가 전력망 확충과 송배전 인프라 개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데이터센터 특성을 고려한 전력 공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또 재생에너지, 분산형 전원,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전통적인 전력 공급원 이외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와 관련된 제도인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데이터센터 구축에 실질적으로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의 필요에 의해 모두가 따라야 하는 법제도라면 합리적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둘째, 데이터센터 산업을 국가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규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데이터센터 건립 과정에서는 환경영향평가, 건축 인허가, 전력 공급 협의 등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사업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 속도가 경쟁력인 AI 시대에는 신속한 인허가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 원스톱 인허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전력공급의 현실성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지역분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도권과 지방을 연계한 균형 있는 입지 정책을 통해 국가 전체의 디지털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합법적 사업 추진일 때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책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문인력과 기술 경쟁력을 육성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건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설계, 전력, 냉각, 운영, 사이버보안, AI 인프라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가 협력하는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냉각기술, 전력 효율화, 차세대 데이터센터 운영기술 등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장비·소프트웨어·운영 서비스 산업까지 함께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센터 주요 장비의 경우, 대부분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극도로 높은 중요성을 가지게 된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고려하면,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주요 장비/설비에 대해서 국산화가 일정 수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통신, 전력, 건설, 장비, 유지보수 등 다양한 산업을 연계하는 플랫폼이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의 경쟁은 결국 컴퓨팅 인프라 경쟁이다.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데이터센터는 AI가 움직이는 심장이다. 세계 각국이 국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단기적인 시설 확충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산업계 역시 친환경 기술과 고효율 운영을 통해 글로벌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AI 3대 강국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AI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가 향후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과거 고속도로를 만들고 항만을 만들고, 공단을 만들면서 경제발전의 기반을 닦은 것처럼,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고 하나하나 갖춰나가야 할 때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 batkjh@kdc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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