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석으로 불법하도급 위험이 높은 건설현장을 선별해 집중 점검에 나섰다. 건설산업정보망(KISCON)에 축적된 90여개 지표를 분석해 의심 현장을 추려낸 결과 수도권에서 불법하도급 29건이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수도권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 75곳을 점검한 결과 18개 현장에서 26개 업체의 불법하도급 29건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건설기계 대여대금 체불 11건, 총 1억2580만원도 해소했다.
이번 점검 대상 가운데 63곳은 AI 분석을 통해 선정했다. 국토부는 KISCON에 등록된 공사 정보, 하도급 계약 정보, 근로자 정보 등을 기반으로 불법 가능성이 높은 현장을 추출했다. 노무비 지급률, 과거 적발 이력, 공정률, 하도급 계약 수 등 90여개 지표를 AI가 종합 분석해 위험도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AI 분석으로 선별한 현장은 실제 적발로 이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AI를 통해 위험군을 선별하지만 서류 분석 단계인 만큼 실제 적발을 위해서는 현장 방문과 계약 서류 확인, 관계자 조사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법하도급 유형은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에 공사를 맡긴 무등록자 하도급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공종 시공 자격이 없는 업체에 맡긴 무자격자 하도급 4건, 재하도급 제한 위반 5건도 확인됐다.
일부 현장에서는 오피스텔 신축공사 중 가설울타리 설치공사를 건설업 미등록 업체에 맡겼다. 전문건설업 등록 범위를 벗어난 공종까지 하도급하거나 자재 공급 계약으로 위장했지만 실제 현장 설치 조건과 노무비가 포함돼 재하도급으로 판단된 사례도 있었다.
국토부는 적발 사항에 대해 관할 지방정부 행정처분 요청과 경찰 고발 등 형사처벌 절차를 진행한다. 적발 업체가 참여 중인 다른 현장까지 점검해 유사 위반 여부도 확인한다.
상습·대규모 불법하도급에 대해서는 국토부 장관이 직접 처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는 국토부가 불법행위를 적발해도 등록관청인 지방정부에 처분을 요청해야 해 조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국토부는 중대한 위반 행위에 한해 직접 처분 권한을 확보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체불 신고현장과 불법하도급 의심현장을 중심으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적발된 위반사항은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