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가 끝났다.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모의고사 점수가 곧 수능 점수는 아니니까 괜찮아.”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 수능 때 잘 보면 돼.” “모의고사 잘 나왔다고 방심하면 안 돼.”와 같은 성격의 것이다. 이 말은 모두 모의고사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의고사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지만, 모의고사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모의고사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나 6월 모평은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으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수능 출제 기관이 출제하는 시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수능과 모평의 출제 기관은 동일하지만, 실제 출제자는 다르다. 출제의 원칙이나 요구 사항은 동일할 수 있지만, 문제가 동일하지는 않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모평 문제의 출제 원리나 답을 찾아가는 과정 등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성취감으로서의 맞고 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 답이 나오는지를 살펴야 한다. 당연히 이런 원리를 혼자서 익히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이나 인강,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먼저 고민해 보고 도움을 받아 해결해야 한다.
수능은 결과만이 중요하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 지원의 의미와 정시 지원 대학이 결정된다. 그러나 모의고사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 물론 모의고사 결과를 수시 지원을 위한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만, 수능이라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의 수시 지원은 모의고사 결과와 함께 기대치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 기대치를 현실로 만드는 것 역시 모의고사의 활용에서 출발한다.
어떤 학생들은 기세 좋게 '오답 분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때 오답을 '틀린 문제'라고만 인식하면 기대치를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낮아진다. 틀리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해결하는 데 드는 시간은 이유마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 틀린 문제로 뭉뚱그려 인식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예 몰라서 틀린 문제와 고민의 마지막 단계에서 틀린 문제를 맞히기 위해 드는 노력은 같지 않을 것이다. 몰라서 틀린 문제 역시 모두 같지는 않다. 무엇을 묻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문제와 물음은 이해했지만 어떤 지식을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문제는 해결에 필요한 노력이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구분해야 나에게 적합한 학습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 점수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당연히 적은 노력으로도 맞힐 수 있는 문제가 최우선순위이다.
모든 점수에는 핑계(?)가 있다. 학습의 양이나 실수의 문제가 아니라 시험 보는 동안의 환경이나 여러 변수가 개입해 점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뒤에 앉은 아이의 홀짝거리는 소리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감독 선생님이 신경 쓰였을 수도 있으며, 앞 시간에 틀렸던 문제가 시험지 위에 계속 떠올랐을 수도, 전날 밤 긴장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몽롱한 상태였을 수도 있다.
수능 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는 건 과연 합리적인 대응일까? 그런 상황 속에도 수능은 봐야 한다. 따라서 모의고사 상황을 복기하면서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했는지 정리해 보고 다음 모의고사에서 동일한 상황이 왔을 때 실험해 봐야 한다. 그래야만 수능 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은 하루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험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준비의 산물이다. 입시생이라면 지금부터 하는 모든 경험과 준비의 초점이 수능에 맞춰져 있어야만 한다. 매일매일이 수능 같아서 수능 날도 그 매일과 같아지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은 누군가에게 매일매일이 시험인데, 수능 날은 누구에게나 날짜 정해 놓고 시험을 보니 얼마나 다행인가.
김병진 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장 winter9m@etoos.com
◆김병진 소장은 강남하이퍼학원 진학정보실장을 역임했으며, 2009~2010년 tvN '80일 만에 서울대 가기'에서 책임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16~2017년에는 TBS '상담 받고 대학가자'에 출연했다. 학부모 입시교실과 입시설명회 강연, 교사·강사 대상 교육 활동을 다수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