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더 이상 단순한 컴퓨터 시스템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데이터가 쌓이고 상호작용하는 '데이터 시스템'입니다. AI가 진화할수록 저장해야 할 데이터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저장장치의 경제성과 기술 혁신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4일 아흐메드 시하브 웨스턴디지털(WD)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AI 시대의 스토리지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다지는 한편, 독자적인 자기 물리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력 효율과 고용량을 모두 잡은 차세대 스토리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근 AI 시장이 모델 학습(Training) 중심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 추론(Inference) 단계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스토리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사용자가 AI와 상호작용하며 생성해내는 데이터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셋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하브 CPO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대규모 스케일에서 비용을 산출(Do the math)해 본 결과, 결국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플래시 메모리와 하드디스크(HDD)가 모두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HDD와 빠른 처리를 돕는 플래시가 결합해야만 폭발적인 데이터센터 수요의 경제성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WD는 학습과 추론용 드라이브를 이원화하지 않고, 하나의 스토리지 풀(Pool)에서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양쪽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객이 인프라 수요를 복잡하게 예측할 필요 없이 유연하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양은 300제타바이트(ZB)까지 폭증할 전망이다. WD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 밀도(Areal Density) 향상 기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시하브 CPO는 “기존에 1년 뒤 출시 예정이었던 40TB 초고용량 HDD는 이미 고객사 공급(출하)을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당초 2032년으로 계획했던 100TB 드라이브 출시 시점을 2029년으로 3년 앞당겼다”고 밝혀 기술 개발에 상당한 속도가 붙었음을 시사했다.
데이터센터의 최대 화두인 '전력 소비'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기반의 플래시는 미세화 공정이 진행될수록 전력 제어가 복잡해진다. 반면 HDD는 자기 물리학(Magnetic Physics)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물리 법칙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WD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저전력 드라이브는 이러한 자기 물리학의 이점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시하브 CPO는 “새로운 드라이브는 기존보다 소비 전력(와트)을 20% 줄이면서도 용량은 10% 더 늘렸다”며 “성능 감소는 단 6~10% 수준으로 통제해, 저전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고객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