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달 시행하는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은 안착되면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 패러다임을 뒤바꿀 획기적 조치라 할 수 있다. 핵심은 신약 허가 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세계 최단기인 240일로 대폭 줄이는 것이다.
이는 미국(300일) 뿐만 아니라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신약 선진국 일본(280일) 보다도 한달 이상 짧아지는 소요 시간이다. 정부가 고사 위기에 처한 우리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대로된 메스를 댔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뛰어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도 복잡하고 경직된 허가 절차 때문에 시장 진입에 극심한 병목 현상을 겪어왔다. 기존 체계에선 품질과 안전성 심사 결과를 일괄 취합해 접수 이후 한참이 지난 시점에야 보완을 요청함으로써 막대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했다.
반면, 새롭게 도입되는 '수시 검토·보완 체계'는 접수 25일 만에 분야별 1차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동시·병렬 심사를 진행해 행정적 비효율을 없애는 절차적 혁신성도 확보했다.
이번 조치의 의미는 단순한 행정 처리 속도 단축에만 있지 않다. 허가 자료 준비 단계부터 명확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신청 이전 두 차례 이상 대면 회의를 의무화한 것은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규제 해소책이다.
식약처가 과거의 엄격한 감시자 역할에서 벗어나 생태계 성장을 견인하는 동반자로 체질을 대전환했음을 의미한다. 195명의 전문 심사 인력을 대거 확충해 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확보한 대목도 정책의 실효성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속도전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진입하는 제품이 주도권을 독식에 가까울 정도로 확보한다. 신약 허가 기간 단축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복지적 측면 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결정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제약업계 역시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부합하도록 신청 자료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신뢰 확보에 동참해야한다. 식약처는 혁신 방안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상시 소통 창구를 열고, 속도 제고에 따른 안전성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촘촘한 사후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일대도약의 새 전환점이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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