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장갑도 없다”…의료용품·비료값 폭등에 일본열도 패닉

중동발 원유 대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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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식품상점.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본 의료업계에서 석유 기반 의료 자재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의료용 장갑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 물량 방출에 나섰지만, 현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의료용 장갑 수급 불안이 심화하자 비축 물량 5000만 장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하고 전날부터 방출을 시작했다.

이번 조치로 전국 약 2000개 의료기관이 비축 장갑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 내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료용 장갑만 한 달 약 90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공급난 해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장갑만이 아니다.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각종 의료 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일본 의료 자재 도매업체 애스원은 지난 20일 폐기 액체 회수 용기와 목발 가격을 인상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부터 평균 20~30% 가격을 올렸지만 다음 달 이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약병과 연고 용기 등을 생산하는 신토화학도 지난 21일 납품분부터 대부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 밖에도 포르말린과 파라핀, 인공투석에 사용하는 투석 회로 등 석유 유래 제품 전반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의료 자재 가격 급등은 이미 에너지 비용과 물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병원 경영에 추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동발 충격은 농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질소계 비료 원료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송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비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일본은 질소계 비료 가운데 요소 비료 원료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중동산 요소 공급이 막히면서 국제 시장의 요소 가격은 지난달 기준 올해 1월 대비 두 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본 내 비료 유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는 다음 달부터 비료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 장기화로 원유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일본 의료·농업 분야의 비용 압박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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