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가 14개 정책과제를 담은 '2026 산업기술혁신 정책건의를 19일 발표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와 인공지능(AI)·탄소중립 전환, 공급망 재편 등 복합위기 속에 기업 연구개발(R&D)이 지속될 수 있는 산업기술혁신 실행체계 마련을 위한 것이다.
단순 지원 규모 확대가 아니라, 산업현장이 혁신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실행체계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D.R.I.V.E. : Driving Innovation, Advancing Korea'라는 슬로건을 선정했다. 기업 혁신 엔진에 시동을 걸고, 대한민국 산업기술이 글로벌 기술 주도국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산기협은 정책건의 안건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를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했고 총 5대 분야, 14개 정책과제를 도출했다.
◇D : 기술전문성 및 기업 수요 중심 정책 설계
AI 패권 경쟁과 기술안보 리스크, 공급망 블록화, 보호무역 확산 등 글로벌 혁신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가 R&D 정책도 산업 현장 수요와 기술 전문성을 신속히 반영하는 체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산기협 의견이다.
산기협은 행정관료 중심 정책 구조를 보완하고 기술전문가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R&D 관련 핵심 부처를 중심으로 '수석과학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전략기술 분야 인재 수급·양성·활용·재배치를 총괄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 '혁신인재본부' 신설을 제안했다.
정부 R&D 체계도 기업 수요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기업이 과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기업 주도형 정부 R&D 트랙과 민간주도 R&D 수요발굴 체계를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가변형 매칭펀드, 민간 전문가 개방형 평가체계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R : 산업기술인이 존중받는 생태계 조성
첨단기술 경쟁 핵심은 사람으로, 산기협은 전략기술 분야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기술인 사회적 위상과 경력가치를 국가 차원에서 높이는 예우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 공인 '엔지니어 자격인증제'를 도입하고, 최고 기술자를 대상으로 '국가 최고 기술위원' 제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산학연 간 공동소속·겸직·파견·순환근무 허용, 고숙련 인력의 산업계 유입 지원, 연구인력 스마트 매칭 플랫폼 구축, 전략기술 분야 R&D 맞춤형 근로·인력운영체계 마련도 함께 건의했다.
◇I : R&D 지속 위한 조세·보상체계 마련
우수 연구인력이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보상체계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산기협은 과학·산업기술인 전용 연금제도인 'K-테크 펜션(연금제도)' 도입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일정 기간 종사한 연구인력에게 연금 수급 자격을 부여하고, 국가전략기술 R&D 참여 성과에 따라 국고 장려금을 개인연금 계좌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설비투자 가속감가상각, AI·SW 세액공제 확대, R&D 세액공제 미공제분 조기 환급, 연구활동비 비과세 한도 상향 등 기업과 연구자들의 장기 R&D 투자를 유도하는 조세지원 확대도 함께 제안했다.

◇V : 기술개발이 시장 성과로 이어지는 사업화 체계 구축
산기협은 '원스톱 사업화 패키지' 운영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국내외 인증, 표준화, 규제상담, 공공실증, 초기구매, 조달등록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연계 지원해 기술개발과 시장진입 사이의 단절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기업,·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민간 주도형 디지털 리빙랩'을 활성화해 실제 생활·산업 현장에서 신기술과 서비스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연구소 제조 AX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AX 역량진단·인증제도를 도입해 제조기업 디지털 전환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E : 혁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자본 확충
산기협은 단기 재무성과 중심의 금융 환경만으로는 장기 R&D 투자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며, 국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자본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딥테크 분야 국민 참여형 '국가 R&D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산학연이 연구 아이디어를 등록하고 국민과 기업 등 민간 투자자가 참여하는 국가 R&D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민간 투자와 정부 자금의 매칭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환투자 금융 패키지 확대, 인내자본 펀드 및 스케일업 금융 프로그램 신설 등 장기 성장 중심의 금융지원 체계 마련도 건의했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AI 대전환과 기술안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지금은 대한민국이 산업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글로벌 기술 주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기업이 과감하게 미래기술에 투자하고, 산업기술인의 도전이 존중받으며, 우수한 R&D 성과가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재·투자·사업화·자본이 긴밀히 연결되는 실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