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법원, 삼성전자 파업 '제동'…위반하면 노조 1일 1억원씩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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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파업을 사흘 앞두고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

인력 투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파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지만, 노조는 예정된 쟁의행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대립이 예상된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18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노조 불법 쟁의행위를 막기 위해 법원 판단을 구했다. 재판부가 사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주의 의무로써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 시설 전부·일부 점거나 시설에 잠금장치 설치, 근로자 출입 방해 행위 등을 금지했다. 삼성전자 노조 2곳에 “금지 결정 위반시 1일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은 반도체 공정 특수성과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초정밀 미세 장비에 해당하는 반도체 시설의 경우 설비가 한번 손상되면 수리를 거쳐 다시 재가동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쟁의행위 기간 중이라 해도 시설 손상 방지를 위한 작업은 평상시와 같은 정도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시설 손상 및 원료·제품의 변질 내지 부패로 인한 생산 차질은 자동차·가전·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의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손해나 위험은 사후적인 금전 배상 등을 통해 회복될 수 없는 현저한 손해 내지 급박한 위험에 해당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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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2차 사후조정은 총파업 예고일을 사흘 앞두고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법원 판단으로 노조 파업 방식에 법적인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이날 결정이 파업 전체를 금지한 건 아니다. 비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조합원은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노조 역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21일 예정대로 쟁의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법무법인 마중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안전보호시설과 보안 작업의 필요성은 인정해온 사안이고, (가처분에서는) 구체적 범위와 인원만 다퉜다”며 “노조 주장인 '주말 또는 연휴 인력' 근무가 가능해 사실상 쟁의행위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로 반도체 생산 차질 확산과 장기화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지만, 노조가 파업 강행을 예고한 만큼 삼성전자가 피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바이로직스도 법원이 일부 핵심 공정에 대해 파업을 제한했지만, 노조 파업으로 사흘 만에 15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이 초기업노조에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제기됐다. DX부문 조합원 5인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중심 초기업노조 의사결정 과정을 지적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 가처분 신청에 이어 또 다른 법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노사 분쟁에 이어 삼성전자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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