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배터리 소재 전 과정 자동 분석 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은 이동화 신소재공학과 교수연구팀이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유기 전극 후보 물질 202종을 한꺼번에 찾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어떻게 분자를 설계해야 더 높은 전압과 넓은 용량을 동시에 잡는지, '배터리 설계 공식'도 제시했다.

이동화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오토볼티지(AutoVoltage)'는 자동화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배터리가 충·방전되는 전 과정에서 전압이 어떻게 변하는지 자동으로 추적한다. 각 단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스스로 찾아내고, 그에 따른 전압 변화를 정밀하게 계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방식이 출발 직후 100m만 보고 마라톤 선수를 선발하는 격이었다면, 이 기술은 전 구간을 GPS로 추적하듯 배터리의 전 생애를 컴퓨터 안에서 재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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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대규모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고, 에너지 밀도 1000Wh/kg(와트시퍼킬로그램) 이상 유망 물질 202종을 발굴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보통 200~300Wh/kg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물질들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고성능 유기 전극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설계 원칙도 도출했다. 전압을 높이려면 전자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구조를 분자에 넣어 리튬과 결합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하려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구조를 써야 한다. 그리고, 오래 사용해도 전압이 뚝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반응 부위들을 적당히 떨어뜨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레고 블록 설명서처럼, 어떤 구조를 어디에 끼워야 원하는 성능이 나오는지를 명확히 제시한 셈이다.

이동화 교수는 “기존 방식으로 놓치고 있던 유기 소재의 잠재력을 이번 기술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라며 “연구진이 제시한 설계 원칙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넘어 나트륨, 칼륨 등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 개발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에너지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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