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동 부모 3명 중 1명 정신건강 문제…일반 성인보다 3배

분당서울대병원, 부모 464명 분석…여성 유병률 더 높아
자녀 증상보다 부모 자폐적 성향이 정신건강과 더 밀접

Photo Image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왼쪽)와 송다예 연구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을 키우는 부모 3명 중 1명꼴로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일반 성인의 정신장애 1년 유병률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유희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232명과 부모 464명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29.09%가 한국판 증상평가척도(K-SCL95) 하위영역에서 임상적 관심군 기준인 T점수 70점을 넘겼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부모 정신건강을 파악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EFA)과 다변량 회귀분석을 적용했다.

비교 기준이 된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일반 성인의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8.5%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자폐 아동 부모의 정신건강 문제 비율은 이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연구 초점은 부모의 정신적 어려움을 자녀의 증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맞춰졌다. 자녀 관련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부모의 광의의 자폐적 성향, 특히 화용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부모 정신건강과 지속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녀 관련 요인의 영향은 대체로 약화됐고, 아버지의 경우에만 자녀의 외현화 행동이 정신건강 영역과 일부 양의 상관을 보였다.

성별 차이도 확인했다. 부모의 정신건강 문제 비율은 남성 22.8%, 여성 35.3%로 여성이 더 높았다. 어머니는 불안·우울·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아버지는 중독 문제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스트레스 요인도 달랐다. 아버지는 공격성·충동성 등 자녀의 외현화 행동에서, 어머니는 우울·정서조절 어려움 등 심리적 문제에서 더 큰 부담을 느끼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분석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코호트인 '한국 자폐 가족 연구' 4차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 대상 자폐 아동은 1세부터 22세까지였고, 남아 비율은 77.59%였다. 연구팀은 부모 정신건강 지원을 아동 치료와 분리된 부수 영역이 아니라 가족 단위 지원 체계 안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그동안 자폐스펙트럼장애 관련 정책과 지원 계획에서 부모 자신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너무 간과돼 왔다”며 “부모의 심리적 안정은 아동의 정서·행동 발달에도 중요한 만큼,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원은 가족 단위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에 게재됐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