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사실상 합의한 가운데 배터리 업계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완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국내 나프타 일본 수입가(C&F) 기준 가격은 톤(t)당 1197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52% 급등한 수치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인 연초와 비교하면 125% 넘게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산 나프타 수급 불안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나프타 수입 상위 3개국인 UAE, 알제리, 카타르의 비중 합계는 51.6%에 달한다.
특히 나프타는 배터리 부품인 분리막의 핵심 석유화학 원료다. 나프타에서 에틸렌, 폴리에틸렌을 거쳐 분리막 제조에 투입되는 구조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를 통해 확보하는 물량과 직접 수입 물량으로 나뉜다. 최근 원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까지 상승한 데다 중동산 나프타 수급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의 원재료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업계는 현재 재고를 바탕으로 단기 충격은 어느 정도 흡수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나프타발 부담이 분리막 원가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분리막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재고는 당장 버틸 수 있는 수준이지만 4월 물량이 빠듯하고 5월도 넉넉하지 않다”며 “나프타를 공급하는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자재 인상 통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분리막 업계는 중국산과 경쟁해야 해 원가 상승분을 쉽게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의 수익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나프타발 부담은 국내 산업 전반의 투자 여력까지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수급 불안이 길어지면 국내 공급망 자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단기적으로 둔화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도 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쟁 6주 차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제로 2주간의 조건부 휴전 국면에 들어갔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