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질산염에서 일산화질소로 전환의 중간 단계 규명

UNIST·전북대 공동 연구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중간물질 포착
혈관 질환 치료제·차세대 촉매 설계 기여

Photo Image
조재흥 UNIST 교수팀(왼쪽부터 조 교수, 선승원·전영진 연구원)

조재흥 UNIST 화학과 교수팀과 조경빈 전북대 화학과 교수팀은 아질산염(NO₂⁻)이 일산화질소(NO)로 바뀌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철(Fe) 기반 중간물질(중간체)을 포착하고 그 구조와 역할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아질산염이 일산화질소로 바뀌는 환원 반응은 공기의 약 78%를 차지하는 질소 자연 순환의 일부이자 인체에서는 혈관 확장과 면역 작용을 돕는 일산화질소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교과서에는 화학 반응을 '출발물질 → 생성물질'로 단순화해 쓰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반응 단계별로 중간체가 생겼다 사라지는데 이 중간체를 확인하지 못하면 전체 반응 경로는 가설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아질산염 환원 반응도 철 기반 중간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불안정성 때문에 직접 관측된 사례는 드물었다.

공동 연구팀은 철-아질산 복합체에 산을 가하고 영하 40도 저온 조건에서 반응을 천천히 진행해 '철-엔오 식스({FeNO}⁶)' 중간체를 분리·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Photo Image
아질산염의 일산화질소 전환 반응 모식도

이어 이 중간체를 분석해 일산화질소가 생성되기 직전 단계의 물질임을 확인했다. 아질산염이 양성자를 받아 분리된 뒤 질소-산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생성된 이온이 철과 결합해 '철-엔오 식스' 상태를 만들고, 이후 전자를 추가로 받아 일산화질소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반응 조건에 따라 경로가 달라지는 점도 밝혀냈다. 양성자와 전자가 순차적으로 전달될 때는 이 중간체를 거치지만, 동시에 전달되면 다른 형태로 전환됐다.

조재흥 교수는 “아질산염이 일산화질소로 전환되는 과정의 숨겨진 중간 단계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밝혀냈다”며 “특정 단계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의 응용 연구로 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이나 새로운 촉매 설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3월 30일자에 공개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