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한 평범한 식료품점 주인이 800억원대 국제 담배 밀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마피아 수사국(DIA)이 주도한 5개국 합동 수사 결과 노팅엄 알프레튼 로드에서 식료품점 '타겟 푸드 스토어'를 운영하던 하산 페르하트 바이바신(34)과 공범 카그다스 듀란(37)이 밀수 혐의로 검거됐다.
수사 당국은 이번 작전을 통해 약 4000만파운드(약 796억원) 상당의 불법 담배 40여톤과 200만파운드(약 40억원) 이상의 자산을 압수했다.
유럽 검찰청(EPPO)에 따르면, 이들은 세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복잡한 해상 경로를 이용했다. 밀수품은 아르메니아에서 출발해 두바이를 거쳐 스페인을 통과한 뒤 이탈리아 제노바 항구로 반입됐다. 이 과정에서 조지아, 케냐, 네덜란드, 터키 등을 경유하며 원산지를 세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두 사람이 이끈 밀수 조직은 컨테이너 바닥을 이중으로 개조해 담배를 숨기고, 건축 자재를 운송하는 것으로 위장했다. 또한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부패한 IT 전문가를 고용해 가짜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관리했으며 정교한 암호화 전용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에서 압수된 물품의 시장 가치는 약 1500만파운드(약 299억원)로 추산된다. 영국으로 밀수입하면 시장 가치는 세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이번에 체포된 하산 페르하트 바이바신은 런던 북동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범죄 조직 '해크니 붐버즈'를 창설한 바이바신 가문의 일원으로 알려졌다.
이 가문의 수장격인 후세인 바이바신(68)은 1990년대 대규모 헤로인 수출을 주도하며 '유럽의 파블로 에스코바르(전 세계에 악명을 떨친 콜롬비아 마약왕)'로 불렸던 인물이다.
현재 이 조직은 라이벌 조직인 '토트넘 터크스'와 유혈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최소 12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민간인 어린이가 총격을 입기도 해 현지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가문의 다른 형제들 역시 범죄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 메흐메트 바이바신(60)은 남미 카르텔과 결탁해 대규모 코카인을 밀수하려다 적발되어 현재 3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한 하산과 두란은 현재 구금된 상태다. 이탈리아 제노바 법원이 이들에 대한 사전 구속을 명령함에 따라, 조만간 이탈리아로의 인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밀수한 담배가 영국 및 유럽 전역의 암시장에 유통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