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은행이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한국전력공사 실적 회복에 따른 지분법 이익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실적의 질과 수익 구조 변화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7일 산업은행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조2295억원으로 전년(2조1467억원) 대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은 1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한국전력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전 지분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은 2조80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전체 지분법 손익도 5조2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관계기업 실적 회복이 연결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가 두드러진 셈이다.
반면 은행의 본업 수익성은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741억원으로 전년(2조207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손익도 2조원 수준에 머물며 큰 폭의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책금융 공급 확대 과정에서 수익성보다는 지원 기능이 우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구조에서도 뚜렷한 개선 흐름은 제한적이었다. 금리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 확대 효과가 크지 않았고, 자산 성장 대비 수익성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금 흐름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조9000억원 이상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대출 등 자산 증가에 따른 자금 집행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회계상 이익 증가와 달리 실제 현금 흐름에서는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수익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자산 확대에 따른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산업은행의 대출채권은 1년 새 약 9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해 신용손실충당금도 7000억원 이상 새롭게 적립했다. 전년도 충당금 환입 기조에서 적립으로 전환된 것은 향후 잠재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책금융기관 특성상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기간산업 지원 등 수익성 외 목적의 금융 공급을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상업은행 대비 수익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관계기업 실적 개선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영업이익, 현금흐름, 충당금 등 주요 지표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