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만명 분석…55세 이후 제균 땐 위험 더 커
비흡연자보다 최대 34%↑…복부비만도 영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없애는 제균치료를 받았더라도 이후 흡연·과음·복부비만이 이어지면 위암 위험이 다시 높아진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신철민 소화기내과 교수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이 2010~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이력이 있는 128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제1저자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주현 교수다.
연구 결과 제균치료 후 흡연한 사람의 위암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높았다. 중등도 흡연자(10~20갑년)는 상대위험도가 12% 높았고(aHR 1.12), 고도 흡연자(20갑년 이상)는 34% 높았다. 음주의 경우 하루 알코올 섭취량 30g 이하에서는 비음주자와 비교해 유의한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30g 초과 음주군에서는 위암 위험이 23% 높았다.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상대위험도는 11% 높았다.
연구팀은 흡연·음주·비만이 서로 겹쳐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55세 이후 늦은 나이에 제균치료를 받은 사람일수록 이후 흡연·음주·복부비만에 따른 위암 발생 증가폭이 더 컸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의 대표적 위험 인자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감염률이 약 7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 한국인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후 감염률은 현재 약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위암이 과거 국내 암 발생 1위에서 최근 5위로 내려온 데는 국가암검진 확대와 제균치료 확산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위암 부담은 여전히 크다.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2023년 신규 위암 환자는 2만9000여 명이다.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절대 환자 수는 적지 않다. 제균치료 이후 위암이 발생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연구팀은 제균 이후 위험요인 관리 필요성에 주목했다.
신철민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는 위암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만, 이를 위암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제균 이후에도 금연·절주·체중조절에 힘써야 하고, 특히 늦은 나이에 제균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위내시경 검진도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