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산 도심 품은 첫 국립공원 '금정산'…천년 고찰 '범어사' 연계, 문화·생태·관광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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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 북문에서 고당봉 쪽으로 300여m쯤 오른 후 우측으로 100여m쯤 내려가면 바위군 맨 끝에 우뚝 솟은 바위 정수리에 금빛 물이 고여 있다는 '금샘〈사진〉'이 있다. 사잔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동취재단

부산 도심의 소음이 잦아드는 지점, 산길을 따라 한 걸음씩 오르자 공기가 달라진다. 아파트 숲 너머로 천년 고찰 범어사의 고즈넉한 풍경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로 금정산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도시와 자연, 그리고 시간이 켜켜이 쌓인 이 공간이 이제 국내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새 이름을 얻었다. 일상의 경계에서 누구나 쉽게 닿을 수 있는 자연을 국가가 관리하는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금정산은 생태·경관·역사문화 자원을 모두 갖춘 곳으로, 특히 역사문화 자원은 전국 국립공원 중 가장 풍부한 지역”이라며 “개발 압력에 놓였던 지역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보호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금정산은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의 핵심 구간에 위치해 고리도룡뇽, 수달 등 14종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한 1782종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금샘, 고담봉 등 71개의 자연경관과 범어사, 금정산성 등 127점의 문화자원이 자리 잡고 있어, 생태와 역사, 경관 가치가 집약된 공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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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부산 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 인근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금정산국립공원 운영 방안을 설명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공동취재단

특히 금정산은 부산 시민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형 자연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국립공원과 차별화된다. 연간 부산 인구 수준인 약 300만명이 찾는 이용 중심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생태적으로 중요한 보호지역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이에 따라 향후 탐방로 정비, 이용행태 관리, 시설 확충 등 체계적 관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 이사장은 “문을 나서면 곧바로 산을 접하는 도심형 국립공원은 공단에도 새로운 과제”라며 “보전 중심 역할에 더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능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정산을 북한산에 버금가는 도심형 대표 국립공원으로 안착시키겠다. 탐방객은 연간 약 4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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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국립공원 전경. 사진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동취재단

다만 도심형 국립공원 특성상 초기에는 이용 제한에 따른 시민 불편과 갈등도 예상된다. 기존에 자유롭게 이뤄지던 흡연, 음주, 야영 등 행위가 제한되고 공원 관리 기준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단은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협치 구조를 통해 단계적으로 제도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주 이사장은 “천천히 그러나 빠르게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며 “부산 시민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협력 모델을 통해 금정산 국립공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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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국립공원 범어사 대웅전 앞마당 전경. 사진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동취재단

범어사와의 연계 시너지 역시 도심형 국립공원 모델의 핵심 축으로 부각된다. 금정산 탐방객의 70~80%가 범어사를 경유하는 만큼, 국립공원과 전통사찰을 결합한 복합 관광·문화 모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석산 스님은 “금정산을 찾는 방문객 상당수가 범어사를 찾고 있는 만큼, 국립공원과 사찰이 함께 설계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문화·생태·관광을 연결하는 시너지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등산 중심 이용을 넘어 사찰 음식, 명상, 트레킹 등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가 확대될 경우 금정산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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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스님(범어사 중앙종회의원 창원 우곡사 주지 스님)이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공동취재단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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