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손민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타우(Tau)라는 단백질이 세포분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단서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다. 뇌세포 안에서 '미세소관'이라는 가느다란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붙잡아 주는데,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는 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타우가 세포 내 여러 분자를 끌어모아 작은 '응축체(Condensate)'를 만든다고 보고됐지만 타우와 DNA 간 상호작용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바로 이 미지의 영역에 주목했다.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 염색체는 '방추사'라고 불리는 미세소관 다발에 붙잡혀 양쪽으로 당겨지면서 두 개의 딸세포로 나뉜다. 이때 염색체와 방추사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연구팀은 단일 DNA 분자를 이용해 타우 단백질이 이 연결을 돕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타우가 DNA에 달라붙어 응축체를 형성하고, DNA 가닥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주변 가닥들을 서로 끌어당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고분해능 형광 이미징 기술로 관찰한 결과, DNA 위의 타우 응축체가 미세소관을 끌어당기는 '접착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세 분자 간 상호작용은 시험관 실험뿐 아니라 실제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타우의 화학적 변형인 '인산화'가 이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밝혀냈다. 특히, 알츠하이머에서 나타나는 방식으로 변형된 타우를 세포에 발현시키자 세포 분열 중 염색체가 제대로 정렬되지 않는 이상 현상이 관찰됐다. 타우 단백질의 미세한 변화 하나가 세포 분열 전체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난임·선천성 질환 연구는 물론,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 연구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손민주 교수는 “타우 단백질이 미세소관뿐 아니라 DNA와도 직접 상호작용하며 두 구조를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와 방추사가 처음 만나는 초기 단계에 타우가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손민주 교수, 물리학과 통합과정 박세린 ·정재훈 씨, 환경공학부·시스템생명공학부·융합대학원 황동수 교수, 시스템생명공학부 홍유리 박사(현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기초연구실)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