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 합의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 특별위원회 구성 한 달여 만인 12일 속전속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처리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했다. 재석 242인 중 찬성 226인, 반대 8인, 기권 8인이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한미 간 양해각서(MOU)를 이행하기 위해 투자 사업을 전담 지원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공사는 자본금 2조원 규모로 설립되며, 체계적인 투자 집행과 재원 관리를 위해 공사 내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도록 했다.
3500억달러 규모 투자 가운데 2000억달러는 반도체·핵심 광물·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에 투입된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배정된다.
국회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정부는 기금 관리·운용 현황 등에 대한 연차보고서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고, 대미 투자 후보 사업의 내용을 사전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불가피한 사유로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 투자를 추진할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기금 재원은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활용해 연간 150억~200억달러 규모로 조달하고, 부족할 경우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대통령령으로 재원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겼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처리까지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한미 합의 이후 국회에는 복수의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지난해 말 필리버스터 정국 여파로 논의가 지연됐다. 여야는 지난달 초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지만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처리로 인한 국회 파행으로 논의가 다시 미뤄졌다. 이후 지난달 말 특위 활동이 마침내 재개됐고, 활동 마감일이던 지난 9일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 11일 법사위를 통과한 뒤 이날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역량으로 관세 협상이 잘 마무리됐고 이를 국회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오늘 처리될 수 있어 국익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미투자특별법은 모처럼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국익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오랜만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협조해 줘 법안이 잘 통과될 수 있었다. 국민의힘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