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진 누나의 신분을 이용해 허위 혼인신고를 하고 조카에게 돌아갈 유산을 빼돌린 중국 남성의 사건이 공개되며 현지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출신의 여성 쑨(27)씨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어머니의 재산이 외삼촌 가족에게 조직적으로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쑨씨는 2008년, 9세의 나이에 병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그는 모친이 세상을 떠난 이후 이모의 집에서 자라게 됐다.
당시 외가 친척들은 어머니의 재산을 공증한 뒤 부동산 3채를 처분해 채무를 정리했다. 이후 남은 재산은 쑨씨가 성인이 되는 18세가 될 때까지 신탁 방식으로 관리하기로 합의 문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뒤 상속 절차를 진행하던 쑨씨는 예상과 달리 남아 있는 재산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 명의였던 주택과 상가, 금 등 주요 자산이 이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이전돼 있었기 때문이다.
공증기관은 조사 과정에서 쑨씨의 어머니가 2008년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듬해인 2009년에 재혼한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쑨씨는 단독 상속인이 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의문을 품은 쑨씨가 혼인신고 관련 서류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배우자로 기재된 인물이 자신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조사에 따르면 외삼촌은 아내의 사진을 숨진 누나의 신분증 사진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이후 해당 신분증을 이용해 자신과 누나가 부부인 것처럼 꾸며 혼인 신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법률에서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가 1순위 상속권을 가진다. 형제자매는 2순위 상속 대상이지만 1순위 상속인이 없을 때에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외삼촌은 조카에게 돌아갈 몫을 차지하기 위해 누나의 '배우자' 신분을 위법하게 얻어 위장 결혼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근친 간 결혼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당시 행정 시스템에서는 서로 다른 호적에 등록된 경우 가족 관계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허점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중국이 혼인신고 시 호적 제출 의무를 없애며 절차를 더 간소화한 점도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사건은 쑨씨가 최근까지도 상속권을 회복하지 못하자 온라인을 통해 도움을 호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허난성 당국은 지난 3일 해당 사안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네티즌들은 “친척들이 너무 잔인하다”, “사망자의 이름으로 혼인신고가 가능했다는 게 더 놀랍다”, “믿기 어려운 사건”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