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발묶인 관광객 100만명 …부자들은 수억 전세기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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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사진=AP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하늘길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전한 여행지로 꼽히던 아랍에미리트의 위상에도 적잖은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항공정보업체 시리움 집계 결과, 지난달 28일 공습 개시 이후 중동 지역에서 최소 1만10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여행객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주요 관광 허브인 두바이의 혼란이 두드러진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두바이 당국은 고립된 여행객의 숙박을 기존 조건대로 연장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일부 호텔이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현장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걸프만 해상에서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소 6척의 크루즈선이 인근 항구에 정박한 채 출항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천 명의 승객이 사실상 선내에 머무는 상황이다.

일반 관광객이 공항 재개를 기다리는 사이, 일부 부유층은 육로와 개인 전세기를 동원해 탈출에 나섰다. 공항이 정상 운영 중인 오만 무스카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해외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두바이에서 무스카트까지는 약 4시간 30분, 리야드까지는 약 10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폭등했다. 전세기 중개업체 '제트빕'은 무스카트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소형 전세기 요금이 8만5000유로(약 1억4600만원)로, 평소의 약 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알바젯'은 유럽행 항공편 가격으로 9만유로(약 1억5400만원)를 제시했으며, 리야드 출발 유럽행 전세기는 최고 35만달러(약 5억1000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안전 우려로 운항을 꺼리는 사업자가 늘면서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두바이에 고립된 자국민 수백 명을 두고 정부 전용기를 이용해 먼저 귀국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 개시 당시 가족과 함께 두바이에서 휴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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