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고교 교육 현장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역설적으로 대학 현장에서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고교에서 다양한 과목을 이수했음에도, 대학 진학 이후 자신의 전공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이른바 '전공 선택의 공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도권 주요 대학 조사에 따르면 신입생의 약 30~40%가 “전공 선택이 미정이거나 확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1학년 말 전과나 중도 포기 상담 증가로 이어지며 대학 행정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율전공·무전공 트랙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학생의 기초 역량과 전공 적합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지원 도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적성검사나 성향 테스트는 고교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계돼, 대학 전공에서 요구되는 학문적 기초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지도교수와 학부장의 상담 부담은 커지고, “전공 선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싶어도 근거 데이터가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공 선택이 학생 개인의 감(感)에 맡겨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전공 선택 불안을 더욱 구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경기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자유전공학부 및 단과대학 무전공(학부) 신입생 약 500명을 대상으로, 입학 이후 문제가 드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입학 전 단계에서 전공 불안과 학습 격차를 완화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단순한 선발이나 평가 중심이 아닌, '진단·학습활동(AI 보완학습)·이수'로 이어지는 적응 지원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경기대의 운영 모델은 전공 선택을 하나의 결정이 아닌 준비 과정으로 본다. 입학 전 간단한 설문을 통해 전공 희망군을 파악하고, 기초 역량 진단을 통해 학습 준비 수준을 확인한다. 이후 결과에 따라 전공별 기초 수학 개념과 관련 영상 콘텐츠가 제공된다. 이 과정에는 교수진이 직접 참여해 학습 콘텐츠와 개념을 설계하고, 평가 문항은 외부 학습 플랫폼과 연계해 공동으로 구성했다. 현재 해당 모델은 실제 운영 중이며, 학술·교육 행사에서 시연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도구가 풀리캠퍼스의 'AI 전공 탐색·기초 학습 설계 솔루션'이다. 풀리캠퍼스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학생이 관심이나 희망 전공을 선택하면, 해당 전공에 필요한 예비·기초·필수 과목을 자동으로 추천해 '전공·준비·진입'으로 이어지는 학습 로드맵을 제시한다. 동시에 AI 기반 기초 역량 진단을 통해 학생의 강점과 보완이 필요한 영역을 분석하고, 전공별 요구 역량과의 적합도를 바탕으로 추천 전공군을 제시한다.

이른바 '희망 전공 기반 맞춤 학습 설계'와 '역량 기반 전공 추천'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다. 희망 전공이 뚜렷한 학생에게는 학업 적응을 위한 준비 경로를 제공하고, 전공 미정 학생에게는 데이터 기반으로 자신의 강점에 맞는 전공군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으로서는 상담의 표준화와 전공 배치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과나 중도 포기율을 낮출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 이후 대학이 겪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전공 선택 불안'을 꼽는다. 이제 전공 선택은 개인의 직감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와 학습 설계를 통해 관리해야 할 교육 과정이라는 것이다. 경기대 사례는 자율전공 신입생 시대에 대학이 전공 선택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실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