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에서 세 살배기 아들을 굶겨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부부에게 법원이 종신형을 선고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지방 법원은 이날 살인과 아동 학대, 불법 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7세 부부에게 각각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아내에 대해서는 교정시설이 아닌 법의학적 치료가 병행되는 수용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을 맡은 안드레아스 마이어 판사는 피고인들이 혐의를 인정했고 범죄 전력이 없으며 재판이 장기간 이어진 점 등을 고려해 일부 정상참작 사유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의 잔혹성과 지속성 등을 볼 때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아들은 지난해 5월 19일 독일과 인접한 소도시 쿠프슈타인의 집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생후 4개월 된 영아 수준인 4kg에 불과해 심각한 방임 정황이 드러났다.
법정에 출석한 법의학 전문가는 장기 상태와 신체 조건을 근거로 아이가 선천적 질환 없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술했다. 그는 “보기만 해도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죽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얼굴은 노인 같았고 몸에는 뼈와 피부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부부에게는 숨진 아이 외에도 1세와 3세, 6세의 딸이 더 있었으나 이들에게는 영양 실조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메시지 기록과 이메일 등을 분석한 결과, 부부가 경제적 압박 속에서 숨진 아이에게 악마가 들렸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아이의 상태를 악령과 연관 지으며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서로의 행동을 제지하기는커녕 조장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들은 서로의 행위를 부추기며 즐거워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변호인은 아내가 성장 과정에서 심각한 방임과 폭력을 겪었고 원치 않은 임신 등으로 정신적 불안이 누적돼 있었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신감정의는 뚜렷하고 지속적인 장애에도 아내에게 책임능력은 있는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아들의 사망을 경찰에 신고한 남편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며 뒤늦은 참회의 뜻을 밝혔다. 그는 다른 자녀들이 형제의 고통과 죽음을 목격하게 된 점에 대해서도 깊은 죄책감을 드러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