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K-방산, '첨단·상생·글로벌' 대전환…기술주권·공급망·수출 패키지 가동

“방산은 더 이상 조달 행정이 아니라 산업입니다. 기술개발부터 생산, 수출까지 전주기를 하나의 정책 프레임으로 묶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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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정보통신 미래모임이 3일 서울 종로구 필원에서 열렸다. 최은신 방위사업청 방산정책과장이 '방위산업 대전환을 통한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최은신 방위사업청 방산정책과장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필원에서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을 통해 방산을 단순 조달이 아닌 국가전략산업으로 재편하고, 첨단기술·상생 생태계·글로벌 진출을 3축으로 묶어 체질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최근 첨단기술 집약산업 영역으로 들어오며 각광을 받는 방산의 미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최 과장은 방사청 출범 20주년을 계기로 방산 정책의 무게중심이 '적기 조달'에서 '산업 육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위산업발전법·국방과학기술혁신법으로 법체계를 분리·정비한 것도 이런 전환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 성과를 위해 외부 기술에 기대면 중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을 피하기 어렵다. 방산은 기술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결국 경쟁력을 잃는다”면서 정부가 인공지능(AI)·피지컬 AI, 첨단항공엔진·스텔스·재사용발사체 등 미래 전장 핵심기술에 대한 국방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 반도체와 달리 무기체계에 쓰이는 반도체는 해외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며 국방반도체 전용 파운드리 육성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 과장은 “다품종·소량생산 구조로 민간 기업이 단독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정부가 초기 수요를 만들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방산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 주력산업군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선 대기업만 성장하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 과장은 “대기업만 성장하는 구조로는 산업이 오래 가지 않는다. 중소·벤처가 자생력을 갖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방산 혁신클러스터 확대, 혁신기업 육성 프로그램, 체계기업과 협력사의 상생평가 도입 등을 통해 공급망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군 운용환경에서의 실증 기회를 넓혀 기술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안전·책임 구조가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실증이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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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정보통신 미래모임이 3일 서울 종로구 필원에서 열렸다. 최은신 방위사업청 방산정책과장이 '방위산업 대전환을 통한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내수만큼 수출도 중요하다고 했다.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고, 이를 위해선 수출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 차원의 글로벌 밸류체인(GVC) 진입 지원과 절충교역 활용, 금융·외교 패키지 연계를 통해 방산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이 리쇼어링과 블록화 전략을 강화하며 현지화를 요구하고, 각국이 방산을 자국 안보의 일부로 재편하는 등 세계 시장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숙제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성능·가격·납기만으로는 계약을 따내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면서 “공급망 리스크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상수다. 조기경보와 비축, 국산화를 함께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희토류·요소수 사태, 팬데믹을 거치며 공급망 리스크가 일상화됐다고 진단했다. 방사청은 주요 무기체계의 공급망을 DB화하고, 취약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 관리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내수 시장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높이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밝힌 내용이다. 최 과장은 “무기체계 획득 절차가 복잡·장기화돼 소프트웨어·데이터 기업의 참여를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며 “임차·구독 등 새로운 도입 방식과 신속 도입 트랙을 제한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방산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한 통제 장치 역시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서 '혁신과 통제의 균형'이 정책의 난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사청의 목표이자 이재명 정부 목표인 방산 4대 강국을 위한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 최 과장은 “숫자보다 중요한 건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중소기업 매출 비중 확대, 중장기 수출 목표 달성 등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주권을 축으로 한 R&D, 상생 생태계, 글로벌 확장이 맞물리는 구조 전환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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