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홍길동… 산타 복장한 자칭 '의적' 활개

Photo Image
캐나다에서 의적을 자처한 단체가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가져가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Les Soulevements du Fleuve)

민담 속 의적 '로빈 후드'를 자처한 이들이 캐나다의 치솟는 물가에 항의하는 의미로 식료품점에서 음식을 훔쳐 일반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단체 '골목의 로빈들'(Robins des Ruelles) 활동가 60여 명은 전날 몬트리올의 한 식료품점에 난입해 음식을 무상으로 가져간 후 도시 곳곳의 '공동 냉장고'에 나눠줬다고 밝혔다.

단원인 프랜시스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매일 쉴 새 없이 일하지만, 결국 이윤만을 좇는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을 뿐”이라고 절도를 정당화했다.

Photo Image
캐나다에서 의적을 자처한 단체가 식료품점에서 훔친 물건을 거리에서 나눠주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Les Soulevements du Fleuve)

캐나다 방송사 CBC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1월부터 2025년까지 캐나다 물가상승률은 4.7%로, 전체 물가상승률의 두 배 이상이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항의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절도를 하고 물건을 나눴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골목의 로빈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식료품점을 습격해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산타클로스와 엘프 복장을 한 이들은 식품을 훔친 뒤, 크리스마스트리 등 길거리에 선물처럼 포장한 물건을 놓고 사라졌다.

활동 단체는 절도 당시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단체 '강의 저항'(Les Soulevements du Fleuve)은 매장 습격 영상과 영화 '로빈 후드의 모험'(1938년작) 오프닝 크레딧을 교차 편집해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습격 당시 식료품점 외벽에 '도둑에게서 훔쳐라'(vole un voleur)라는 문구가 적기도 했다.

장 피에르 브라반트 몬트리올 경찰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절도 및 낙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으며, 도난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사건을 포함해 검거된 용의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