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SW) 제보 건수가 856건으로 전년 대비 약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 건수는 줄었지만 고가의 설계용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산업 현장의 침해 양상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로 확인됐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는 공익 제보 서비스 '엔젤(Angel)'을 통해 지난해 접수된 불법 복제 SW 현황을 분석해 4일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보 건수는 총 856건으로 전년(1237건)과 비교해 381건 감소했다. 용도별로는 일반 사무용 SW가 293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캐드(CAD)와 캠(CAM) 등 설계 분야 SW가 19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운영체제와 그래픽 SW 순으로 제보가 많았다. 특히 캐드/캠과 같은 고가 설계용 SW는 전체 침해 건수에 비해 실제 피해 금액 규모가 훨씬 커 산업계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불법 복제 사용 유형을 살펴보면 정품을 구매하지 않고 이른바 '크랙(Crack)' 버전을 설치해 사용하는 '정품 미보유' 사례가 55%, 라이선스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34%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화학 분야에서 제보가 집중됐는데 해당 산업군에서 설계 분야 SW 사용 비중이 높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협회는 사법기관의 저작권 침해 수사를 지원한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협회의 수사 지원을 통해 확인된 침해 SW는 총 137개였으며 이에 따른 침해 금액은 9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수사 현장에서도 사무·설계용 SW가 침해 사례의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제조·화학 분야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 고가 SW를 중심으로 한 불법 사용이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로 남아 있음이 확인됐다.
협회는 “불법 SW 사용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보안 취약점으로 인한 해킹 사고나 기술 지원 중단, 법적 분쟁 등 경영 전반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불법 SW를 활용해 제작된 제품은 향후 손해배상 청구나 국가 간 무역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유병한 협회 회장은 “최근 불법 SW 침해가 특정 업종과 고가 설계 프로그램 사용 환경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협회는 축적된 제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침해 양상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사법기관과 협력해 기술적 지원을 지속하며 공익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