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들은 예상과 달리 과거보다 체중이 늘고 전반적인 몸 상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노르웨이 극지연구소를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 사는 북극곰의 신체 변화 추이를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992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 지역에서 포획·관찰된 성체 북극곰 770마리의 체중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해 비교 분석했다. 북극곰은 주로 바다 얼음 위에서 물범을 사냥하기 때문에 해빙 감소는 먹이 부족과 개체 쇠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분석 결과는 기존 예측과 달랐다. 조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북극곰의 평균 체중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혹독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이들이 새로운 생존 전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욘 아르스 박사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식단 변화'를 들었다. 바다 얼음 위 사냥이 어려워지자 북극곰이 물범 대신 순록이나 바다코끼리 등 육상 및 연안 동물까지 포식 대상으로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때 보호 대상이었던 바다코끼리가 개체 수 회복 이후 급증하면서 북극곰에게는 지방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해빙 축소로 물범들이 제한된 구역에 몰린 점 역시 단기적으로는 사냥 성공률을 높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인 신호로 단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해빙 감소가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결국 북극곰이 의존하는 생태계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 보호 단체 '폴라 베어스 인터내셔널'의 존 화이트먼 박사는 “현재 수치는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다른 연구에서는 얼음이 없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새끼와 미성숙 개체, 고령 암컷의 생존 가능성이 뚜렷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빙 축소는 결국 개체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 변화가 통제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북극곰의 미래는 매우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